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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은 했지만, 환자는 잊습니다 필요한 상담 콘텐츠

by 고객중심주의

말했는데, 왜 기억 못 하실까요?

상담을 콘텐츠로 남겨야 하는 이유


“처음 듣는데요.”

“그런 말 안 하셨잖아요.”

“아, 까먹었어요.”


환자 상담을 해본 의료진이라면 이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우리는 환자에게 최선을 다해 설명합니다. 치료 과정, 주의사항, 꼭 기억해야 할 포인트들. 하지만 며칠 뒤 다시 마주한 환자에게 돌아오는 반응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다르게 이해했거나, 중요한 부분을 놓친 채로 돌아옵니다.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분명히 말했는데 왜 기억을 못 할까?” 하지만 생각해보면 환자의 입장은 우리와 다릅니다.


병원을 처음 찾은 환자들은 긴장합니다. 낯선 환경, 생소한 용어, 짧은 시간 안에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들. 마치 한 번에 보험 약관 전체를 듣는 것과 비슷합니다. 우리도 약관을 다 듣고 나면 몇 시간 뒤엔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듯, 환자도 똑같이 잊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 내용을 영상과 이미지로 남겨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치료 전 꼭 알아야 하는 준비사항

• 시술 후 자주 묻는 질문과 대처법

• 환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핵심 포인트


이런 것들을 콘텐츠로 정리해두면, 환자는 반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보호자와 함께 내용을 공유할 수도 있고, 다시 내원하지 않아도 스스로 복습할 수 있습니다.


의료진에게도 이점이 있습니다. 매번 같은 설명을 반복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고, 상담 과정의 일관성이 유지됩니다. 환자에게는 “이 병원은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곳”이라는 신뢰가 쌓입니다.


진료의 본질은 환자를 치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치료의 효과와 만족도는 환자가 얼마나 잘 이해하고 기억하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말했다’가 아니라, ‘기억하게 했다’는 결과입니다.


상담 내용을 콘텐츠로 남기는 것은 작은 배려 같지만, 환자 경험을 바꾸고 병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병원의 차이는 진료실 안에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환자가 진료실 밖에서 무엇을 기억하느냐,

그것이 곧 병원의 이미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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