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요리 블로그가 있다는 것은 정확한 나침반이 있는 것과 같다. 나침반이 없이 황량한 오지나 높은 산, 망망대해를 헤매는 사람은 계속 불안에 떨고, 자신의 미래를 걱정한다. 요리도 그렇다. 미각이 예민하지 않고 타고난 손맛이 없다면, 음식을 만들면서도 불안하다. 또한 양념을 만들 때도 감이 없기 때문에 요리책의 나온 숫자만큼의 재료와 양념만큼 없다면 무엇을 더 넣고 빼야 할지 우왕좌왕한다.
한편 요리 젬병들에게 엄마의 레시피는 아주 좋은 나침반이긴 하되, 나침반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의 손에 들어온 나침반이다. 아무리 엄마가 전화기 너머로 자세히 레시피를 알려준들 ‘적당히 몇 숟가락 넣고 맛봐서 부족하면 한 숟갈 더 간하던가.”와 같은 말은 쓸모가 없다. 말 그대로 써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바로 나다. 나는 엄마의 레시피를 너무나도 간절히 원하지만 쓸 수 없고, 백종원 씨처럼 손만 대면 척척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사람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나만의 나침반이 되어줄 요리책과 블로그를 찾아 헤맸다. 그 결과로 몇몇 블로거와 유튜버가 나의 동서남북 좌표가 됐다.
최근 내가 자주 보는 요리 블로그는 네이버 욜리 님이다. 처음 따라 만든 것은 겉절이였는데, 딱 내 입에 맞았다. 이 분을 믿고 고기 요리와 밑반찬을 몇 개 따라 만들었는데, 모두 대성공이었다. 대부분의 음식이 우리 식구 입맛과 비슷한 것 같다. 이제 먹고 싶은 게 생기면 바로 이 블로그에서 음식 이름을 검색해 본다.
나침반 같은 ‘믿보’ 요리 블로그의 효과는 매우 탁월하다. 조리법을 찾으면서 시간 낭비하지 않아도 되고, 맛있을 것 같은 확신이 있으니 요리를 할 때도 즐겁다. 그리고 재료나 조리법에 구애받지 않고 도전할 수 있어서 갈수록 밥상 음식이 다양해진다. 정확한 나침반이 있고,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