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룡
따뜻한 양지녁에 개 한마리 누워 있다.
배고프면 먹이통에 머리 들이박고
때가 되면 아무데나 마음껏 싸지르며
심심하면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다가
지치면 명당자리 골라 늘어지게 오수를 즐긴다.
푹신한 소파 위에 개 한마리 엎드려 있다.
낯선 사람 지나가면 몇 번 짖어주고
엄마 오면 꼬리 흔들며 달려가 간식 받아먹으며
생각나면 누나 품에 파고들어 사랑받다가
심드렁하면 편하게 엎어져 맛있는 녀석들을 시청한다.
그러나 상팔자를 누리는 개는
하늘을 나는 새가 진심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