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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눈 Sep 01. 2024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교내 저자와의 만남 행사로 김민섭 작가님이 오신다고 했다. 책 제목이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란다. 처음 들어보는 책이었지만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 행사 참여로 신청을 했다. 학생들 대상 행사라 학생들에게만 도서가 증정된다. 어.. 그런데 행사를 준비하신 부장님께서 사비로 나에게 책을 선물해 주셨다. 에게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라고 하시며. 이날의 말씀도 참 감사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훨씬 더 큰 감동이 느껴진다. 부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9월 6일에 있을 강연 전에 책을 다 읽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책을 수시로 들고 다녔다. 첫 번째 헌혈 에피소드는 크게 재밌게 다가오진 않아 첫 에피소드를 읽고는 한참을 덮어두었다. 개인적인 일로 기분이 울적했던 지난 금요일, 예상하지 못한 시간이 생겨 이 책을 들고 카페로 갔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김민섭 찾기 프로젝트'를 읽는데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지며 울적했던 기분이 말끔히 사라졌다. 담담한 문체로 이토록 깊은 몰입을 이끌어내다니.. 그날 책을 끝까지 읽어버렸다.




중요한 것은 단단해지기 이전, 그 연약의 시절을 우리가 어떻게 기억하는가 하는 문제다. 누군가는 그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주변의 연약한 타인들에게 다정하게 손을 내민다. 그것을 그들이 연약의 시절을 잘 버텨 낼 수 있게 돕고 그들을 둘러싼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힘을 보탠다. (중략) 나는 연약의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이 이 세계를 연결해 내고 구원해 낼 것을 믿는다. 그렇지 않은 이들과 연결되기 위해 애써 노력할 필요는 없다. (중략) 그리고 나와 닮은 사람을 발견한 어느 날, 그리고 그가 마침내 내 앞에 도래했을 어느 날, 우리는 두 팔 벌려 그를 끌어안아야 한다.

-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김민섭)' 에필로그 중

나는 단단해지기 이전을 올챙이 적이라고 표현했었는데, 김민섭 작가가 표현한 '연약의 시절'이라는 단어가 참 곱고 따뜻했다.




마흔 즈음이 되어 앞으로의 내 삶을 무엇으로 채워나갈 것인가를 고민할 때 내 앞에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사람'과 '수업'이었다. 지극히 평범한 내가 주변의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했고, 힘들었던 나의 경험을 나눌 수 있고 그것이 다른 이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통해 위로와 행복을 줄 수 있기를 바랐다.


가장 먼저 할 수 있었던 일은 처음 엄마가 되며 힘들었던 내 연약의 시절을 꼭꼭 기억해 두는 것이었다. 그리고 똑같이 그 연약의 시절을 걷는 내 주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 응원을 보내는 것. 꼭 그렇게 하고 싶었다. 내 인생 통틀어 가장 연약했던 시절이었고 이젠 그 시절을 통과해 내었으며 나에게 그때 필요했던 공감과 위로, 응원을 꼭 주고 싶었다.


그 외에 내가 가진 경험은 교사로서의 경험이 거의 대부분이다. 내 경험이 주변의 다른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되려면 더 공부해야 했다. 그래서 교육학을 공부했고, 수업을 보러 다녔고, 어쩌다 보니 수석교사가 되었다.


내가 늘 써두고 수시로 꺼내보는 문장이 있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진정한 목적은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한 것이 아니며,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선함을 이끌어내고 그것을 실천하며 사는 삶을 목표로 세우고 매진할 때 삶의 가치와 행복을 찾게 될 것이다.- 조선의 밥상머리 교육(김미라) 중


이 마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주변의 선생님들에게 손을 내밀어 위로와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애다. 그것이 나의 행복이다.




김민섭 작가님의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를 읽게 되고, 김민섭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이 참으로 감사했다. 이토록 평범한 내가, 내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일들을 찾아볼 수 있게 용기를 주었다. 9월 6일의 강연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강연을 기획하고 책을 선물해 주신 부장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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