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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jiney Jan 21. 2024

'발레로운 인생'에, 어서 오세요

세상의 모든 발레 이야기 By Sujiney (1)

다음은 클래식 발레 작품 '백조의 호수'의 주인공 오데뜨와 '돈키호테'의 주인공 키트리의 대화입니다. (물론, 제가 지어낸 픽션입니다.)

오데뜨(이하 '오')=하이 키트리, 잘 지냈니?
키트리(이하 '키')=어머 오데뜨, 반가워. 결혼한 지 벌써 꽤 됐네? 지그프리트, 속 안 썩이니?
오=(한숨을 쉬며) 말도 마 얘. 가끔 오딜 생각하는 것 같다니까. 아닌 척 해도 난 못 속여. 속상해, 정말.
키=지그프리트 그 녀석은 바보같이 백조와 흑조를 헷갈리더니만. 난 지그프리트보단 로트바르트가 더 멋지더라. 그래도 얘, 결혼식 때 오데뜨 너 진짜 예뻤어.    
오=고마워 키트리. 그래도, 너만 했겠니? 결혼식 그랑 파드되 때 훼떼 32바퀴 도느라 고생했어. 마리우스 프티파 할아버지가 안무 천재인 건 잘 알지만, 그래도 우리 발레리나들을 너무 힘들게 한다니까. 그나저나 바질은 한 눈 안 팔지? 네가 워낙 단속을 잘하잖아. 부럽다 얘.  
키=뭐, 부채로 여러 번 때려줬지. 어머, 얘, 근데 서둘러야 해. 이제 쁠리에 하러 갈 시간이다. 클래스에 늦는 건 딱 질색이야.
오=앗, 그러네. 근데 가기 전에 잠깐만, 키트리. 독자분들께 인사는 하고 가자.  
키=맞다. 여러분, 'Sujiney의 발레로운 인생' 브런치스토리 매거진, 기대 많이 해주세요.     


왼쪽이 키트리(국립발레단) 오른쪽이 오데뜨(유니버설발레단)입니다. 저작권 각 발레단





안녕하세요 여러분, 취미발레 N년차인 Sujiney입니다. 생업으로는 사람을 만나 취재를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걸러내 독자들에게 기사 형태로 전달을 하죠. 매일 발레 기사만 쓰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지만, 어디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나요.

좌천과 꾸지람의 강을 수차례 건넌 지금, 쓰고 싶은 발레 글은 주로 이곳에 쓰려고 해요. 뉴욕타임스(NYT)의 발레 전문 기자인 Gia Kourlas가 전해주는 다양한 발레계 인물과 트렌드 늬우스부터, 발레 전문 매거진인 Pointe(미국), Croise(일본)에서 접하는 이야기들도 다뤄보려고 합니다. 생업에서 온전히 자유로운 토요일에 주로 글을 쓸 예정입니다.    

발레로운 매거진은 앞으로 이런 내용들을 다루려고 해요. 전설적인 안무가와 무용수 및 무대 관련 예술가들의 이야기. 그들의 명언. 세계 유수의 매체에 나오는 발레계 뉴스 etc.


이밖에도 읽고 싶은 내용이 있으시다면, 기탄없는 제안 해 주세요. 독자 없는 글은 마치 관객 없는 발레 무대와 같죠. 독자 여러분들의 아이디어, 환영합니다.          




런데 근본적 질문이 하나 떠오르네요.
왜 발레야?
이렇게 물으시는 분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19세기 영국인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명언을 빌려와 답을 드립니다.

"인간은 모두 시궁창 속에 있지. 하지만 그중 일부는 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고 있어.(We are all in a gutter. But some of us are looking at the stars.)"  

저에겐 북극성처럼 반짝이는 별이 발레입니다.


본진에서 찍은, 매일의 친구들. Ny Sujiney


세상은 시궁창, 인생은 얄궂고, 인간은 악하고 약합니다. 인생이 아름답다는 말은, 뒤집어 생각해 보면 외려 슬퍼요. 인생은 대개 아름답지가 못하기 때문에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을 하는 셈이니까요. 당연한 것들은 말로 굳이 옮기지 않잖아요? 해가 동쪽에서 뜬다, 달은 지구 주변을 돈다 등등을 굳이 말로 하진 않죠. 인생이 그만큼 아름답기가 힘든 거겠죠.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제목의 영화도 수용소에서의 끔찍한 삶,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려는 절망의 이야기이니까요.

오스카 와일드가 말했듯, 시궁창 속에서도 우리는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내 발아래를 덮고 있는 쓰레기를 보며 한탄만 할 것인가. 고개를 들어 하늘에 반짝이는 별의 아름다움을 볼 것인가. 저는 발레라는 북극성과, 그 별을 향해 안내자가 되어주는 발레 선생님들, 그 별에서 보낸 메신저인 무용수들 덕에 그래도 행복합니다.   

발레만이 별은 아닙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북극성을 찾을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발레를 잘 알지 못해도, 발레를 하지 않아도, 절대적인 아름다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담은 이야기들을 함께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인생이 아름답진 않아도, 짧잖아요. 이왕 이렇게 태어난 거, 매 순간 찾을 수 있는 아름다움과 즐거움, 기쁨을 누리고 살아요, 우리.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발레로운 세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참, 노파심에 말씀드리지만, 여러분, 내용 무단 전재 및 캡처 유통 시엔 키트리가 그랑주떼로 날아올라서 응징할 거라네요 ;-) '발레로운'이라는 표현도 상표권 등록 진행 예정입니다^-^  

다음 주에도 발레로운 매거진에서 만나요, 제발~

By Suji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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