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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석 Aug 29. 2017

차이냐오: 알리바바 데이터 기술(DT)의 정수

마윈 "데이터는 장차 물, 전기, 석유와 같은 공공자원이 될 것"

상점업무(商家工作台): 각 경로별 주문서 흐름 관리, 상점 서비스 플랫폼, 상점 관리 보고서, 구매·판매·재고 관리

“데이터는 장차 물, 전기, 석유와 같은 공공자원이 될 것입니다. 인류는 석유와 같은 에너지원을 찾기 전에 달에 착륙할 생각을 하지 못했죠. 컴퓨팅 계산 능력을 만나기 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고의 한계가 있죠. 하지만 컴퓨팅 능력과 데이터를 갖추고난 뒤에는 ‘천지개벽’의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数据将会成为像水、电、石油一样的公共资源,人类在拥有石油这样的新能源之前,没有想过自己会登上月球,人类在拥有计算机计算能力之前,同样也无法想像人的思考能力。有了计算能力,有了数据之后,人类会发生天翻地覆的变化).”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이 지난 2015년 중국 항저우 윈시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데이터 기술(DT)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이와 같이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2년 뒤 또 다시 데이터를 언급합니다.


“미래 물류의 배후에는 데이터의 흐름이 있을 것입니다. 데이터가 통하는 것이 곧 물류가 되는 것이죠. 수많은 물류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들에 데이터가 통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큰 회사라도 없어지고 말 것입니다. 오히려 데이터가 통하는 작은 회사들이 살아남습니다.”


이는 알리바바의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菜鸟)의 철학과도 일치합니다. 차이냐오는 마윈 회장이 알리바바그룹 대표직을 그만둔 이듬해에 만들어졌는데요. 차이냐오는 ‘햇병아리’를 뜻하는 중국어인데요. 책 ‘마윈, 세상에 어려운 비즈니스는 없다‘에 담긴 마윈의 어록에서 차이냐오라는 회사명을 만들게 된 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왜 하필 차이냐오, 햇병아리인가라는 말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십수 년 전 인터넷 업계의 햇병아리였습니다. 마화텅, 리옌홍 등 저와 함께 햇병아리 시절을 보낸 이들이 지금은 멋진 독수리가 됐습니다. 타오바오의 700만 판매자를 포함해 전자 상거래 사이트의 수많은 판매자는 지금 모두 전자 상거래의 햇병아리입니다. 햇병아리 시절을 거치지 않고 처음부터 독수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얼마 날지 못하겠지만, 연습하고 또 연습하다보면 반드시 하늘 높이 비상할 날이 올 것입니다. 우리는 늘 과거에 감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며 독수리를 꿈꾸는 햇병아리가 될 것입니다.”-마윈


인타이그룹, 푸춘, 순펑 등과 함께 ‘사통일달’을 목표로 한 물류 합작 회사입니다. 최대 주주는 43%의 지분을 가진 티몰로 21억5000만위안을 투자했습니다. 다음으로 인타이가 16억 위안으로 32%를, 푸춘이 5억위안으로 10%의 지분을 보유했으며, 위엔통, 순펑, 션통, 윈다, 종통이 각각 5000만위안씩을 투자해 각 1%의 지분을 가진 형태로 구성됐습니다.


차이냐오는 물류를 하되 직접 물류를 하지 않는 역설적인 기업입니다. 창고, 택배 차량 및 기사를 자체적으로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범했는데요. 그럼에도 물류업을 해왔던 핵심은 ‘데이터’에 있었습니다. 차이냐오가 일일 처리하는 데이터만 해도 9조 건을 넘어서며, 취급하는 물류량은 8억 건에 이릅니다. 연결된 택배 차량은 23만대, 배송 담당 인력은 170만 명을 넘어섭니다. 중국 전역의 70%에 해당하는 2800곳의 배송을 담당하며 명실공히 중국 최대 물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것입니다.

차이냐오의 슬로건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픈된(사회화 협동) 플랫폼’이다. /출처: 차이냐오

차이냐오와 합작한 업체 숫자는 이미 2만 곳이 넘었으며 이들은 30개의 성에서 187곳의 도시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이를 활용해 거점을 만들었는데요. 중국 중앙우체국인 ‘우정’과 합작해 우정이 사회에 개방한 5000곳의 자체 점포망을 차이냐오의 중간 집결지로 만들었습니다.


이들의 역량은 2년 전 쌍11절 ’14분 내 배송’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이를 위해 차이냐오는 이커머스 플랫폼인 티몰과 배송업체인 르르순(日日顺)을 연결했는데요. 고객은 티몰에서 제품을 구매했을 뿐인데, 차이냐오 시스템을 통해최적의 거리와 택배 업체 선정을 선정해 배송을 구현합니다.


- 상점업무(商家工作台): 각 경로별 주문서 흐름 관리, 상점 서비스 플랫폼, 상점 관리 보고서, 구매·판매·재고 관리

- 연결 플랫폼(连接平台): 전사적자원관리(ERP) 액세스, 올바른 운송관리시스템(TMS) 연결, 표준 인터페이스화

- 4PL플랫폼(4PL平台): 물류 창고와 자원 배치 관리, 창고와 라우터 배치, 창고 재고 관리, 결산 관리

- 창고 배치 시스템(仓配系统): 보관 관리 시스템, 배송 관리 시스템, 전자 송장 통일, 택배 관리 시스템

- 데이터플랫폼(数据平台): 공급사슬 계획 및 창고 분배, 마케팅 분석 및 예측, 창고 배치 운영 퀄리티 분석

- 프론트엔드 시스템 서비스(前端系统服务): 유효기간 표시, 물류 상세 상황, 차이냐오 중간 거점 표시



차이냐오 데이터 흐름도


즉, 물류 데이터 장악해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매장부터 최적의 물류 기업, 소비자단을 연결하며 배송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물류 기업에 차이냐오의 시스템이 연결돼서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빠르면서 정확한 배송을 추구한다는 것인데요. 타오바오를 통해 확보한 이커머스 고객의 물류와 배송 영역까지 확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3PL 영역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직접 배송을 위한 프로세스를 만든다는 것인데요. 물류를 하지 않는 물류 플랫폼을 표방한 차이냐오도 현재까지 중국에 8곳 물류 창고를 세우기에 이릅니다.


차이냐오 3PL 구조도


‘차이냐오가 직접 창고를 세운 것은 징동과의 경쟁 때문’이라는 진단도 있습니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오프라인 전략 ‘신유통’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 좀 더 설득력 있습니다. 알리바바가 2016년부터 ‘오프라인의 디지털화’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상하이 최대 오프라인 매장인 바이리엔 그룹과 합작, 허마센셩 투자 등을 감행했는데요.


차이냐오의 3PL 모델 역시 위의 도식도에서 드러나듯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일체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거점 지역에 물류창고를 세우고 최종적으로는 농촌 타오바오까지 공략하겠다는 청사진이 담겨 있습니다.


중국 IT·인터넷 영역 열손가락에 꼽히는 1인 미디어 류딩딩은 글로벌 물류 플랫폼 중 4자 플랫폼을 구현하는 곳은 차이냐오 외엔 없다며 아래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4자 플랫폼 물류의 구성 조건은 8가지다.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통합된 연결, 모두의 참여자화, 스마트 생산(운수, 제조, 개발 등), IT 종합 솔루션, 몇 수를 읽는 예측, 소셜 네트워크가 모두 연결된 형태여야 한다. 내 생각에 이를 모두 구현하고 있는 서비스는 차이냐오가 유일하다.”


알리바바가 차이냐오라는 4자 플랫폼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은 상술했듯 월간 활성이용자수(MAU)가 2억에 달하는 중국 국민 이커머스 플랫폼 ‘타오바오’에 있습니다. 타오바오가 확보한 절대적인 이용자들이 좀 더 편리하게 물건을 받아볼 수 있도록 3자 배송 업체들을 차이냐오라는 플랫폼 위에 올린 것이죠. 배송업체들이 이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이유 역시 고객이 타오바오에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가 물류업에 영향을 미치는지 드러났던 사건이 하나 있죠. 바로 중국 최대 택배 기업인 순펑(顺丰)과 물류 데이터 오픈을 놓고 마찰을 벌인 일입니다.


중국 최대 택배기업인 순펑이 반기를 들었다. 순펑도 알리바바와 제휴한 기업이지만, 모든 택배 자료를 제공하라는 알리바바의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다른 택배회사들과 달리 순펑이 ‘항명’할 수 있었던 건 중국 대륙의 97%까지 커버하는 막강한 물류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1일 “순펑이 차이냐오 플랫폼에 물류 데이터 제공을 갑자기 중단했다”는 비난 성명을 냈다. 그러자 순펑은 “알리바바 쇼핑몰 이외의 쇼핑몰에서 이뤄진 주문 데이터까지 모두 내놓으라는 건 협조가 아니라 강탈”이라고 반박했다. – ‘97% 물류망’ 中택배왕 순펑 알리바바와 ‘빅데이터 전쟁’(서울신문)


고래등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이 있듯, 당시 두 거인의 다툼으로 인해 많은 숫자의 타오바오 점주들이 막대한 손해를 입었습니다. 데이터 흐름이 정전돼버리니 자신의 제품이 어디로 어떻게 보내지는지, 반품 처리 및 재고 관리를 할 방법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윈 회장은 미래의 에너지원을 데이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전기나 물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인데요. 아마도 먼 미래에는 데이터를 빼놓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듯 차이냐오가 만들어내는 4자 물류 플랫폼의 그림을 통해 알리바바의 데이터 기술(DT)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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