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재석 Oct 02. 2017

인공지능이 양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번역] 기술, 편견 없는 사회를 만들 잠재력이 있다?

위챗 공공계정 '실리콘밸리 스파이(硅谷密探)’가 중국 테크 전문 미디어 36커에 게재한 칼럼을 번역했습니다.


양성평등이 완전히 구현된 사회를 상상해보자. 요약하면 여성은 더 이상 아이를 낳거나 돌보는 도구가 아니며, 남성 역시 전통사회의 통치자적인 존재가 아닌 모습이랄까. 사람들은 이러한 평등 사회에서 각각 그들의 지혜, 흥미에 따른 역할을 하게 된다. 더 이상 성별과 같은 고착된 사상에 의해 지배당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는 여전히 존재하지 않는다. 몇년 전 파키스탄 여성 인권 운동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Malala Yousafzai)가 여성 교육의 권리를 쟁취하고자 하며 유명해졌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운동으로 인해 그는 생명을 잃을 뻔했다. 그의 이야기가 특수한 사례는 아니다. 여성의 목소리가 주류에 편입되는 과정만 해도 수백년이 걸렸다. 투쟁은 필연이었다.


2014년 역대 최연소로 노벨평화상 수상


그렇다. 몇몇 선진 국가에서는 성차별적인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선진적인 환경이라고 할지라도 편차는 심각했다. 그렇다면, 어떠한 방법을 통해 제도적인 차원에서부터 새롭게 설계를 해야할까? 혹은 이를 두고 편견에 기반한 사회 규범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일까.


인공지능이 어쩌면 수천년간 내려온 사회의 편견을 깨부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의 딥러닝 기술과 데이터에 기반한 기술을 통해 기계적인 매커니즘(성적 편견에 근거하지 않은)을 통한 사상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딥러닝 기술은 사람의 대뇌 활동을 모방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즉, 대뇌에서 벌어지는 사고 과정을 따라하는 것이다. 이러한 학습을 통해 음성, 이미지, 그리고 여타 다른 데이터들을 식별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마음의 탄생’이란 책을 통해 딥러닝의 목적은 로봇의 측면에서 인류의 지혜를 다시 쌓는 것이라고 했다. 학습의 결과는 훈련의 정도에 달려있는데, 편견이 담겨 있는 훈련을 했다면 결과 역시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간단하게는 우리가 매일 출근하는 일터를 예로 들 수 있다. 회의실에서 종종 성차별적 발언이 나오지 않았던가. 우리가 바라는 결과는 누군가가 그 자리에서 손을 든 뒤 성차별적 발언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간단해 보이는 이 사례에서도 두 가지 가설이 필요하다. 첫째, 회의실에는 최소 여성 한 명이 있어야 하고, 둘째, 성차별적 발언을 하지 못하는 회사의 문화나 분위기가 보장돼야 한다.


인공지능 로봇은 어떻게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게 될까. 이 로봇은 반드시 기본적인 가설 하에 훈련받았을 것이고, 잘못된(성차별적인) 훈련을 받았다면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 로봇이 성차별적인 언행을 받아들였을 시 전후 문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상황을 감지해 이에 상응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만약, 로봇이 차별당한 여성의 관점을 갖고 있지 않는다면, 그 역시 우리가 기대하는 결과값을 가져오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기술기업의 환경 아래 훈련과 테스트를 반복해왔다. 다만, 여성 직원의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편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과학 전공자 중 여성의 비중은 16%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미 고착화된 문화와 업무 환경으로 인해 편견을 인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류의 편견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편차 역시 다시 새롭게 프로그래밍해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편견을 없애기 위해 로봇의 행위는 ‘평등과 공평’이라는 원칙 하에 진행돼야 한다. 이는 우리의 데이터와 컴퓨팅 알고리즘을 통해 어떻게 훈련과 테스트를 해야할 것이느냐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미래에 우리의 알고리즘은 성별과 문화라는 프레임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로봇의 행위를 교정하며, 이상적인 인류의 언어와 관념을 모방하게 할 것이다.


아마도 오래지 않아 인공지능은 우리의 생활 중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건강과 의료, 행동경제학, 정치 등 각 영역에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미래에 다가서기 위해서 우리는 각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단지 프로그래머만 필요한 게 아니다. 의료보건, 인류학, 경제학, 금융 등 방면의 전문가들이 모두 포함된다.


많은 사람들은 '기술이 하나의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제창한 ‘여자 아이들도 평등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처럼 수많은 제창자들의 노력을 거쳐야만 그러한 평등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본 시장진출...반드시 준비해야 할 5가지 답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