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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욕월매 Apr 29. 2021

연애론 2. 웃겨주는 여자 vs. 웃어주는 여자

소개팅의 기술

*이 글은 청춘들의 헛발질과 시간낭비를 미연에 방지하고 즐거운 자유연애를 진흥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였습니다.


좋은 여자란 무엇인가


대학교 졸업할 즈음 ㄷ모 결혼정보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호기심이 발동해 이런 저런 상담을 받아본 결과 알게 된 것은 여성의 경우 25세 이상부터 가입비가 올라가고, 학력이 박사에 가까울수록 점수(?)가 깎인다는 점, 그리고 당시 26세였던 나는 곧 결혼시장에서 상장폐지 될 위기라는 엄청난 사실 등이었다. 최근에는 여성이 법조인이 되면 결혼 정보회사에서 등급이 아주 많이 내려간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다. 종합해보면 아무래도 여성의 고학력은 이성에게 어필하는 요인이 아닌 것 같다.


반대로 여성의 백치미는 일종의 매력 포인트다. 본디 아방한 성격인 것도 귀여웁게 받아들여지는 한편 완벽해 보이는 여성에게서 슬쩍 보이는 빈틈은 상당히 강력한 한 방임에 틀림없다. 반면 남성의 백치미를 본 여성의 경우 일단 짜증이 나고 네이트 판에 이남자 계속 만나야 하나요 라는 제목의 글을 쓸 수 밖에 없게 된다.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일까? 왜 똑똑한 여자보다 덜 똑똑한 여자가 인기가 많을까? 왜 남자들은 예쁘기만 하면 아무리 멍청한 여자라도 좋다고 쫓아다니는 것일까?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질문은 가정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 그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얼굴이 취향이거나, 귀엽거나, 섹시하거나, 상냥하거나, 잘 웃거나, 어쨌든 '여자로서의 매력'을 느껴서지 지성미가 없어서가 아니다. 물론 모름지기 양식이 있는 성인이라면 지성과 미모가 적절히 조화된 여성을 선호하겠지만, 언제 현실이 그렇게 녹록한 적이 있었나? 굳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에 끌리는 것이 남자다.


그렇다면 여자로서의 매력이란 무엇일까? 아래의 경우를 한 번 보자.


성격은 다소  같지만 지고지순하고 명석한 조언으로 남친의 현명한 판단을 돕는 여성 A
노는  좋아하고 허영심이 많으며 깊이 있는 대화가 불가능하지만 치명적인 관능미의 섹시큐티녀 B


많은 경우 좋은 여자 A를 두고 천방지축 무개념 여자 B에게 홀라당 넘어가 버리는 남자의 선택에 혀를 찰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과연 100% 잘못된 선택일까?


A가 좋은 인간상이라는 데에 반대할 남성은 별로 없다. 하지만 A는 여자라기 보단 엄마에 가깝다. 남자들은 내가 지켜주고 싶고,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나를 남자답게 느끼게 해주는 매력적인 여성을 여자친구로 원하지 자신을 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멘토를 찾는 게 아니다. 물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이란 점도 분명히 중요한 요소겠지만 그 전에 일단 여자로 보여야 사귈 수 있지 않겠나. 전국 재패 챔피언이 되기 위해선, 예선통과가 우선이다.


아래의 경우도 한 번 보자.


모두와 함께하는 술자리에서 화려한 입담과 개그로 청중을 압도하는 인싸 여성 C
그 와중에 내 실없는 농담에도 잘 웃어주는 평범 여성 D


남자들은 D 더 좋아할 확률이 크다. 자신이 분위기를 리드한다는 점에서 자신감이 생기고, 여성이 웃어줬다는 데에서 알 수 없는 더 큰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론은, 맘에드는 남자가 있다면 그를 웃기려 하지 말고 그의 말에 웃어주라는 말이다. 내 얘기를 많이 하기보단 그의 말을 들으며 맞장구도 쳐 주고 공감도 해줘라. 그가 말을 많이 할수록 당신을 좋아하게 될 확률이 높다. 이것은 면접에서도 적용되는 유명한 이야기다. 면접관이 말을 많이 할수록 인터뷰 합격 확률이 높다고.


조금 ‘느이 남편 기를 좀 세워주라’는 여느 고릿적 아침 드라마의 시어머니 대사같은 말인가?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나는 이런 말을 하는가? 나도 이런 스스로를 믿을 수 없다. 하지만 알아도 모른 척하고 잘나도 못난 척 하며 무조건 상대방 기분에 맞춰주란 말이 아니다. 잠시 스스로를 숨기고 적진으로 침투하라는 얘기다. 승리하기 위해선 전략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내 카드를 다 보여주지 말고 한 번쯤은 유연성을 발휘하며 그를 파악하기에도 좋은 기회다. 성별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여성이 '내 얘길 잘 들어주는 남자친구' 라거나 '카리스마가 넘치지만 가끔 귀여움이 터지는 연하남' 같은 걸 좋아하는 정도의 상태라고 생각해보면 어느정도 이해할 만한 여지도 생기겠다.


괜찮은 여자도 못알아보는 그런 남자 헤어져! 하고 쉽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을 어느정도 파악해 케이스 스터디가 잘 된 줌마저씨들의 의견도 들어보면 의외로 쉬운 길이 열리기도 한다. 신나게 떠들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아 오늘 너무 말실수를 많이 했어 부끄운 걸" 하면서 당신을 다음에 볼때는 꼭 잘해야지 하고 다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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