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다람 Oct 09. 2024

한국의 교육 지옥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지옥

0. 프롤로그


phD를 어디서 해야 할지 고민했던 지난겨울, 나는 관심 있는 분야(Item Response Theory)의 교과서를 쓰신 분이 한국인 교수님이라는 걸 알고 메일을 보냈었다. 여러 조언을 구하며 궁극적으로는 한국 교육 문제(심한 입시 경쟁 문제)를 바꾸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덧붙여 말씀드렸더니, 교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 저의 단견으로는 한국의 교육은 성공이지 실패가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한국의 교육 지옥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지옥입니다. "



나는 한국 토박이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전형적인 한국 학생으로 컸다. 초등학생 때 컴퓨터 과외까지를 받았고, 중학생 때 (외고 열풍에 휩쓸려) 나도 외고를 준비했다 떨어졌다. 고등학생 때는 수능을 공부했고 수능 끝나자마자 논술 학원을 단기로 다녀 최저 있는 논술 전형으로 대학을 합격했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대학을 수시로 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동경했던 유학 생활을 잊지 못하고, 20대 후반에 노르웨이로 교육 측정 및 평가 석사 공부하러 다녀왔다. 


고등학생 때 나는 한국의 입시제도가 너무 마음에 안 들었었다. 학년 부장인 수학선생님께서 수학 시간에 자주 했던 말은 '네 옆에 친구를 밝고 올라서야 네가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어'였다. 이런 얘기를 들으니 한국이 마음에 안 든 정도가 아니라 한국은 왜 이 모양일까라는 생각에 '대안학교 가고 싶다. 유학 가고 싶다. 학교 그만두고 싶다. 죽고 싶다 '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그런데 노르웨이에서 공부하기 전까진 '증'의 감정만 있었다면, 해외에서 공부하며 우리나라를 바라보니 '애증'의 마음이 생겼다. 노르웨이에 비해 작은 땅덩어리인데 사람은 훨씬 많은 대한민국이 자원 하나 없이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이 비로소 눈에 보였다. 그중 나도 하나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연히 대한민국의 교육, 입시 방법, 평가 방식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문제점이 있고, 위의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장점을 가지고 있긴 하나, 지옥은 맞다. 내가 교육 현장에서 느꼈던 우리나라 교육의 지옥은 무엇인지, 희망이 있는 지옥인지, 그렇다면 현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작가의 이전글 사부작 영어공부 2 #일간소울영어#퀴즐렛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