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1. 밀물처럼 빠져나가는 시간에게 손을 흔들며 잘 가라는 인사를 건넨 것 같아 뿌듯해.
2. 할퀴고 꼬집고 찌르는 시간의 횡포에도 아무런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꼭 마취주사를 맞은 것처럼.
3. 무료함이 귀찮음을 이겼어. 권태는 가장 끔찍한 형벌이야.
이런 이유가 슬프다고 한 그 말을 한참 생각했어. 새로운 재미를 찾아내 신나고 다행스러운 마음이 슬픔에 가려졌나 봐. 굳이 이유를 따지고 싶지 않은 그 슬픔을 굳이 알아차리다니.
아무튼 당분간은 혼자도 괜찮을 것 같아.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