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다

by 호랑


경주 산 그림.jpg


크게 둥글고 오래 둥글다

눈길 닿는 곳 문득,

천 년이 적막하다


경주에 내려온 첫날 저녁

천둥처럼 몰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

짐을 푼 숙소 순식간에 점령한다

모내기 철인 줄 모르고 찾아온 한적한 마을

하, 이 난감함 어찌할까 뒤척이다가

유방암 초기 진단 소식 전하는 친구의 전화에 자꾸 끼어드는 개구리들


슬쩍, 경주 한쪽이 기운다


떼창으로 끓는 개구리들아

너희가 이겼다

생명을 향한 거룩한 함성 아닌가


조금 기운들 어쩌랴

가슴 한쪽 기우는 일쯤

넉넉한 경주의 둥긂이 품어주길 바라며

개구리들의 한밤을 끌어안는다

둥글게

둥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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