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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원 May 28. 2023

불꽃축제

딸아이의 첫 불꽃축제

부처님 오신 날이다.

절에 가서 공양을 하고 싶었지만 남편이 일하는 날이라 가지 못했다.

정말 밥이 맛있기로 유명한 절인데...

너무 아쉬워 남편이 퇴근함과 동시에 절에 갔으나 공양시간이 끝이난 후였다.

아쉬웠지만 그 절은 산 정상에 있어서 야경을 보는 재미가 솔솔 하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형산강과 포항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살면서 수없이 많은 야경을 봐 왔지만 이곳 절은 정말이지 야경 맛집이다. 

솔직히 야경뿐만 아니라 밝을 때 보아도 최고중의 최고이다.


딸아이의 친구 엄마에게도 갈 수 있는 상황이 오면 꼭 한번 가보라고 말을 했다.

밥도 먹고 풍경도 감상하고 오라고.

갔다 왔나 모르겠네...ㅎ


이미 이곳은 사진 찍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소문이 났는지 우리가 도착했을 땐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아쉽지만 사진 몇 컷 만 찍고 돌아 내려왔다.


형산강변으로 가서 불꽃축제를 즐기기로 했다.

포스코로 향하는 형산강변은 이미 차들로 만원이었다.

이렇게 까지 막히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왜냐면 행사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은 이미 불꽃놀이의 명소 중의 명소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태였다.

그래도 그럭저럭 좋은 위치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동식 의자를 두 개 펴고, 딸아이를 무릎에 앉혀서 우리는 기다렸다. 불꽃을...


불꽃놀이가 시작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외쳤다.

"앞에 앉으세요!!"

"우리 4시간 전부터 자리 잡고 기다렸어요"

"앉아!!"


여기저기 외치는 소리에 왜 저렇게 까지 하나 싶었지만,

불꽃을 보는 순간 알게 되었다.


이건 모두 매너를 지켜가며 함께 봐야 하는 최고 중에 최고라는 것을...


오래전 서울 한강에서 하는 불꽃놀이를 본 적이 있었지만,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그땐 사람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불꽃을 구경하기보다는 사람구경하는 축제였다.

하지만 이번엔 제대로 구경을 할 수 있었다.

형산강과 포스코의 야경의 품 속에서 솟아오르는 불꽃들은 과히 진풍경이었다.

장관이라는 말을 이럴 때 쓰는가 보다고 생각을 할 정도였다.


목이 아팠지만 나의 폰은 열심히 촬영을 하고 찍기 바빴다.

딸아이도 촬영을 하고 소리를 지르기 바빴다.


정말 오기를 잘했다.

겨울에는 어린 딸아이 때문에 혹여나 감기에 걸릴까 엄두도 못 내지만

정말 적당한 시기에 멋진 불꽃축제라니...

못 봤으면 이런 느낌 정말 아쉬웠을 것 같다.


다음날이 쉬는 날이라 부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멋지게 감상하며 즐기다 올 수 있어 너무나 좋았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곯아떨어진 딸아이의 머리를 넘기며 마음속으로 다짐을 해본다.

다양한 축제에 열심히 쫓아다니며 경험하게 해 주리라고...


딸아.... 늦게까지 엄마아빠랑 놀아준다고 고생했어... 잘 자~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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