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감정 메이트입니다.
일이 끝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부모는 녹초가 되잖아요. 직장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고 와서 집에 와서 밥 차리고, 정리하는 것만 해도 모든 에너지가 방전이 됩니다.
특히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은 더 힘이 들지요. 그렇게 힘든 날, 아이가 부모 말을 잘 들어주었으면 좋으련만 아이는 그날따라 더 떼를 쓰고 말을 안 듣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엄마가 밖에서 고생하며 일하는 것을 알아줬으면 할 때도 있습니다. 철든 아이처럼 엄마 말을 잘 들어 제 할 일을 하고, 얼른 잠자리에 들었으면 합니다.
저도 그런 날이 있었어요. 그날은 온종일 정신 없이 바빠서 얼른 잠자리에 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숙제도 제때 하지 않고, 딴짓을 하고 있더라고요. 아이에게 제 컨디션에 관해 이야기하고, 얼른 쉬고 싶다고 했지요.
그러더니 아이가 “엄마만 힘들어? 나도 힘들어.”라고 말을 하는 거예요. 전 속으로 깜짝 놀랐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놀고, 집에 와서도 공부를 많이 시키지도 않는데, 뭐가 힘들까? 헛웃음이 나오더라고요. 아이에게 뭐가 힘들었는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내 일과를 말해줄까? 학교에 지각하면 안 되니,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학교 갈 준비를 해야 해. 학교에 가서는 선생님 말씀에 따라 떠들지도 말고, 수업도 집중해서 들어야 해. 친구들이랑 놀 시간도 거의 없어. 학교 끝나서는 바이올린 하러 가야하고, 그다음에는 영어학원에 가야 해. 집에 돌아와서 놀려고 하면 엄마는 숙제랑 독서, 수학 학습지를 풀라고 하잖아. 정말 내 삶이 만족스럽지 않아.”
전 너무 놀라 아이에게 왜 그런 마음을 표현하지 않았냐고 물었습니. 아이는 “그걸 몰랐으니깐. 이게 매일 벌어지는 내 일상이었으니깐.”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반성이 되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려고 열심히 일하고, 육아하고, 집안일하고 나만 힘들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아이도 아이만의 삶의 고충이 있고, 무게가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마음을 공감해주고, 엄마가 미처 몰라서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 일과도 이야기했지요. 아이도 저의 고충을 알아줬으면 했습니다.
아이는 제 이야기를 듣더니 “엄마 이야기를 들으니 엄마도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 엄마, 우리만 힘든 게 아니니 괜찮아. 힘들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있어서 든든하고 기뻐. 나도 힘들지만, 잘 극복하도록 노력해볼게.”라고 말했습니다.
아동 상담가 지인이 있어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울증에 걸린 아동들이 많다고 합니다. 통계적으로도 2019년에 비해 2021년에 20%나 아동, 청소년 우울증 진료 건수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한창 웃고 행복해야 할 나이에 병원 진료를 받는 아이들이 많아진다는 게 참 씁쓸하고,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아이의 삶이 단순하다고 생각해서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게 아닙니다. 아이도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라는 사회에서 선생님과 친구들과 인간관계를 맺으며 상처받고, 힘든 부분이 있을 거예요. 또한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이 늘어나면서 학업 생활이 버거울 수도 있습니다.
각자의 삶의 힘듦이 있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감되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그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관심 가지다 보면 아이도 잘 극복해서 행복하게 삶을 이끌어가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