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 있었던 적이 없다. 재미있는 유머도, 사람을 끌어당길만한 매력도 그다지 없다.
학창 시절에는 인기 있는 사람을 부러워했었다. 어딜 가든 쉽게 적응을 하고, 그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친절하게만 대해주는 것 같았다.
사람들에게 항상 인기를 갈구했지만,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을 싫어하는 성향도 가졌다.
일단 사람이 많은 곳이 싫다. 번화가 거리, 공연, 행사 등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머리가 어지럽다.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도 소리도 체취도 모두 나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이런 성향은 인터넷 세계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인터넷 세계는 공간적으로 사람들과 마주하지 않는다. 말을 하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글로서 사람들과 소통한다.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 나에게 인터넷 세계는 내 성향에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
작년 말 블로그 수업을 들으면서 갑자기 내 블로그는 급성장을 했다.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며 댓글이 하루에 80개에서 100개 이상 달렸다.
인스타도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사람이 몰리면서 초반에 댓글이 많이 달렸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 정도 가지고 뭘 그러냐 하지만 내 기준에서는 많았다.
내 글에 관심을 보이고 댓글을 남겨주는 것이 고마워 한 사람 한 사람 그분 공간에 가서 글도 보고 댓글도 남겼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군중 속에 있는 사람처럼 난 인터넷 세계가 하루하루 힘겨웠다. 몇 시간 하다 보면 진이 다 빠졌다. 기가 다 빨렸다고 해야 하나 인파 속에 몇 시간은 있다 나온 기분이었다. 그리고 워낙 많은 사람 공간에 가다 보니 누가 누군지 잘 몰랐다. 그 사람을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도 나에게는 허락지 않았다.
그때부터 글 쓰는 게 무섭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댓글 달리는 게 무서웠다. 콘텐츠를 올리고 몇 시간은 또 인터넷 세계에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받아 두통이 심하게 와서 당분간 쉰다는 글을 올렸다. 일주일 동안 푹 쉬고 왔더니 확실히 전보다는 관심도 줄었다. 약간의 섭섭함은 있었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인터넷에 쏟는 시간이 많지 않아 한결 편했다.
하루하루 콘텐츠를 올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힘들어 매일 올렸던 게 하루 이틀이 되고, 일주일을 넘기자 점점 교류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출간이 되던 날,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조금 더 노력했더라면 더 많은 분들에게 책을 홍보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런데 놀랍게도 책은 나오자마자 단숨에 예스 24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더니 4주 동안 베스트를 지켰다.
아. 그때 나는 느꼈다. 사람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구나. 내 글을 좋아해 주고 나에게 관심을 두는 분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블로그나 인스타를 보면 어마어마한 숫자의 이웃 수와 팔로워 수를 볼 수 있다. 좋아요는 몇 백 개, 천 개가 넘어가고 댓글은 100개 이상이 달린다. 누가 봐도 이 사람은 잘 나가는 사람이다. 군중심리가 더해져 인기는 갈수록 좋아진다.
예전에는 그런 분들을 부러워했었다. 좋아요는 내 글을 심판하는 심판대 같았다. 좋아요가 별로 없으면 내 글이 별로라고 생각했었다.
직장생활에서도 연말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글은 달랐다. 글은 처음으로 내 능력을 인정받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사람들 관심이 곧 내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좋아요’가 그 글을 판단하는 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지금 별로 유명하지 않는데 좋아요가 많다는 것은(글을 쓴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호수 위에 백조처럼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안다. 그분들은 온종일 인터넷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받은 만큼 해줘야 하므로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만큼 또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어? 난 아닌데. 나는 노력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알아서 몰리는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간혹 천재성을 띄어서 책 하나로, 글 하나로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정말 드물지만) 그것 또한 그다지 좋지 않다.
간혹 유명한 사람들의 책을 본다. 솔직히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유튜브에서 했던 말을 또 하시는 분들도 많고, (물론 유튜브를 안 봤다면 도움이 되겠지만) 자기 사업과 연관시키려고 책을 내는 경우가 많아 껍데기인 책들이 많다. 오글거리는 허세가 가득한 글들도 있고, 그래서 무엇을 말하는 건데?라고 물음표가 떠올리는 책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책들은 국내 도서 베스트셀러로 잘 팔린다. 책보다는 글을 쓴 사람이 유명해서 책이 잘 팔리는 경우가 많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다 보면 정말 좋은 책들이 많다. 왜 이런 책들을 사람들은 안 알아주지? 할 정도로 재미있고 내용이 꽉 찬 책들이다. 그때부터 글과 인기는 정비례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넘사벽인 것은 빼고) 실력과 내공을 먼저 쌓는 게 중요하다.
요즘 나의 SNS를 보고 있으면 그다지 인기가 없다. 댓글도 10개 정도, 많이 달리면 20개 정도다. 하지만 나는 지금이 정말 좋다. 지금 나와 소통하시는 분들의 일상을 속속히 알만큼 난 그분들이 좋고, 계속 소통하고 싶다.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과 정말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콘텐츠를 올리는 부담도 없고, 이웃님이나 인친님이 내가 올린 글에 반응을 안 보여도 상관이 없다. 모든 글이 다 좋을 수는 없으니깐. 몇 번 안 갔다고 해서 우리 관계가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조금씩 신뢰가 쌓여간다.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꾸준히 하고 싶다. 요즘 왜 이렇게 좋아요 수가 줄었지? 사람들에 관심이 떨어졌지? 사사로운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나는 나만의 글을 쓰고 올리자.라고 뚝심 있게 해나가고 싶다.
인기는 없지만 난 지금이 좋다. 몇 년 동안 이 상태라면 곤란하겠지만..
*안녕하세요? 감정 메이트 윤정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올리네요. 사실 브런치도 오랜만에 왔네요.
그동안 참 바빴어요. 본가에 나와 이사를 하게 되었고, 생업이 바빴고, 강의 준비도 하고, 그동안 바빴던 저를 위해 여유로운 시간도 보냈네요. 지금은 아이가 방학을 해서, 육아를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네요.^^
글 몇 편을 쓰긴 했는데, 올리지는 못했네요.
브런치는 일주일에 한두 편은 꼭 올리자 마음먹고 있어요.
인기는 없지만 ㅎ 꾸준히 하고 싶네요.^^
구독자분들, 글 읽어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하고,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