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보고 '더럽다'란다.
더럽게 생기거나, 더럽게 웃거나,
더럽게 먹거나, 더럽게 못생겼거나.
그 사람은 사람을 보고 더럽다고 표현했다.
그 사람 눈에 누구는 얼굴이 까매 더러워보였고,
누구는 손톱이 길어 더러워보였고,
누구는 무릎이 까매 더러워보였고,
누구는 코를 자주 훌쩍여 더러워보인단다.
더럽다는 오염이 있단 표현인데
사람의 인체을 그런 표현으로 수식하는 게
나는 좀 별나고 모나게 느껴졌다.
진짜 오염은 세상 곳곳에서
시시각각 생겨나고 있는데
매일 아침 혹은 저녁,
흐르는 물에 세제 묻혀 씻길 누군가를
'오염'이라고 부르는 게 어쩐지 불쾌했다.
그 사람은 입에서 구취가 났다.
고기 썩은 내가 났다.
어떨때는 3개월 묵힌 어항 냄새도 났다.
구취는 열에 여덟 세균이 원인이다.
모두든 그걸 아는데도 그 사람 보고
'오염되었다'고 표현하지 않는데
그 사람만 모두를 '오염' 시켰다.
다수가 소수를 강제로
배척하고 소외시키는 왕따처럼
그 사람은 홀로 다수가 되어
소수로 묶인 다수를 오염 시켰다.
어쩐지 요롷게보니 그 사람이
여기저기 펴바른 오물 빛이 한없이 뻘겋다.
잔뜩 열이 나고 부르튼 그 사람 심보처럼 시뻘겋다.
원숭이 엉덩이 같기도하고,
검붉은 딱쟁이 같기도 하고.
맘이 미운 그 사람에게 어찌 그리 말하느냐고
덧붙여 뭐라 말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입 꾹 닫았다.
사랑하는 사람 꾀죄죄한 모습 본지
꽤 오래인가싶어 안쓰럽기도하고,
그전에 더러울새 없이 예쁘고 고울 애인 손
한번 잡아본 적 있을까싶어 가엾기도한 게...
살아 움직이는 것 보며 깔끔 떠는 거
이래나 저래나 제 몫이다하고 고개 돌렸다.
담에는 그 사람 또 만나 눈알만 굴리지말고
등딱지에 '네 삶 무균하니' 써붙여줘야겠다.
얘, 네 삶 무균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