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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훈 Jun 06. 2023

마라

5장. 이기적이지 마라

02. 이기적이지 마라








 사람은 저마다 성격이 다르다. 그래서 생각도 다르다. 이기적이라는 것은 자기의 생각만 고집하는 것이다. 자기 위주로 산다는 것이다. 남이 뭐라고 하던 나는 내 스타일대로 살 것이다. 내 인생은 내 것이니까. 맞다. 맞는 말이다. 자신의 인생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산다는 것을 탓할 수 없다. 그러나 사회는 나 혼자만 사는 공간이 아니다. 공동체가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이다. 자신의 생각과 개성을 살리는 것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 시간과 공간 즉 때와 장소에 따라 그것을 자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 주변을 보면 많이 개방적으로 변한 듯하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포옹하고 있는 젊은이들도 많고 키스를 하는 커플도 자주 본다. 나는 그런 걸 좋아한다. 표현하는 것이다. 마음껏 현재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는 매우 필요하다. 

 한때 한 봉사단체 활동을 할 때다. 여름이 오면 각 해수욕장으로 외국인들의 풍기문란 단속을 하러 나간다. 외국인들은 대개 5월쯤부터 모래사장에서 일광욕을 즐겼다. 선탠(suntan)을 하는 것이다. 그들은 큰 타월 하나와 모자만 달랑 들고 나와 엎드려 책을 읽거나 누워서 자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여성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상의를 탈의한 채 그러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토플리스(topless) 차림인 것이다. 가끔 잡지 속에서 외국의 대학교 교정에서 여대생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나 야구장 등에서 그러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 해변에서는 처음 본 광경이었다. 우리가 하는 일은 그들에게 우리나라 정서를 이야기하고 옷을 입어달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대개의 경우 수긍을 했다. 엎드려서 등을 보이고 책을 보는 것까지는 용납을 했다. 다음날 삼면은 차단하고 바다 쪽으로만 오픈되게 해서 선탠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름대로 호구지책을 쓴 것이다. 그런데 그 앞에는 어김없이 서성대는 남자와 청소년들이 있었다. 그때 그 사람을 설득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당연히 나는 영어회화가 짧으니 항상 통역하는 대학생과 한조였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우리의 정서로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런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본다. 우리의 정서도 조금씩 바뀌기를 바라는 쪽이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그런 것도 때와 장소에 따라 자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그렇게 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인 것이다.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정서를 따르는 것도 에티켓이다. 독일의 남녀혼탕에서 한국인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국인 남자들의 시선을 불편해하는 여성들 때문이란다. 언제쯤 이런 곳에서도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을까? 이제 한국인들도 이러한 상황에서 자연스러워져야 할 때다. 다행인 것은 젊은 층에서부터 표현에 있어 보다 과감해지고 또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도 자연스러워지는 듯하다.

 시각과 생각은 동서의 각 나라와 남녀와 노소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에게 내 생각만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와 내 생각이 소중하듯 타인과 그들의 생각도 중요함을 알고 존중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기심을 버리고 타인의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것이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바른 자세가 아닐까. 

이제 부부간의 관계를 보자. 부부도 마찬가지로 서로 생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데에는 동의할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부부들이 상대를 자기의 생각 범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데 있다. 부부간 가장 많이 범하는 오류이다. 상대를 바꾸려 하는 것이다. 특히, 결혼초에 이러한 현상이 심하다. 서로의 시선에서 보았을 때 맞지 않는 것을 자기에게 맞추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다리를 떠는 이에게 다리를 떨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그 주의에도 불구하고 계속할 때 비로소 큰소리가 날 수 있다. 남자와 여자가 살아온 패튼은 다르다. 화장실 변기 뚜껑 문제도 양말을 벗어두는 문제도 옷을 아무 데나 벗어두는 문제 등 대부분 모두 사소한 일들이다. 누군가가 조금 불편하면 될 일을 가지고 서로를 힐책하고 결국은 큰 싸움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남자에게 뚜껑을 모두 열고 볼일을 보라고 얘기하고 남자 입장에서는 애초에 여자가 볼일을 보고 뚜껑을 닫아놓으면 남자가 둘 다 열고 할 것 아니냐는 항변을 할 것이다. 양말을 벗어두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내가 조금 수고하면 될 일이다. 그 정도의 일은 실상 남자가 여자를 바라볼 때도 많이 있다. 그러나 대개의 남자들은 그런 것들을 문제 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녀의 생활 패튼이나 관념이 다르다는 것을 조금만 인정하고 이해한다면 그런 문제로 다투지 않아도 될 일이다. 행복한 부부는 서로 맞춤에 성공한 부부라고 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맞춤의 출발이다. 그리고 조금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다툼이 줄어들고 화목한 부부로 살 수 있을 것이다. 나와 다르다고 지적질하고 고치려 든다면 상대는 더 심하게 반발하게 된다. 작은 일은 서로 조금 불편을 감수해 보자. 둘이서 멀리 가야 할 시간이 엄청 긴데 서로를 다독이며 인정하고 격려하면서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녀)의 단점보다 장점을 더 많이 보는 마음의 자세가 부부를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나와 함께 사는 너에 대한 배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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