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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훈 Jun 06. 2023

마라

5장. 이기적이지 마라

03. 타인에 대한 배려가 나에 대한 배려다.








 누구나 이기심은 있다. 자기애인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이다. 인간이 자기를 내세우고 자신의 이득을 챙기고 자기 방어를 한다고 비난받을 수는 없다. 생존을 위한 본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한편으로는 사회적 동물이다. 그러하므로 타인과 함께 더불어 살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이때 자기중심적인 행동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제약에 부딪히게 된다. 타협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이 몸에 베이고 습관화되고 관념화되고 사회화가 될 때 비로소 능동적인 배려가 나오는 것이다. 배려라고 하는 것은 결국엔 단순한 것이 아닌 셈이다. 그만큼 힘들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배려를 강요할 수 없고 모두에게 기대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배려하는 사람에게 감사와 존경을 보내는 것이 아닌가. 배려가 몸에 베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모범적인 사회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그것이 욕심일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장 가까이 있는 부부간에는 더더욱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실상은 정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세상의 부부 문제는 그래서 발생하는 것이다. 좋은 부부생활은 바로 이 배려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살면서 이 배려를 잊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내 중심이다. 지지 않으려는 자기 방어가 철저히 몸에 배어있다. 그로 인해 끊임없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작은 것 하나도 양보하지 않으려 드는 자기중심적인 말과 행동들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그것이 또 나를 공격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다. 

배려(配慮)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함’이라고 되어 있다. 나를 떠나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 사람의 기쁨과 안위와 안전 나아가 행복을 먼저 생각할 때 배려가 존재하는 것이다. 상대의 마음을 조그마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볼 때 그의 기쁨을 찾고 그의 행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배려다. 양보하고 나누고 함께하는 마음이 배려인 것이다. 부부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배려인 것이다. 문제는 이 배려가 가지는 이면이 있다는 것이다. 부부나 사회생활에서 발생하는 배려가 가지는 문제는 무엇일까?

네모토 히로유키는 <나는 뭘 기대한 걸까>라는 책에서 타인에 배려가 오히려 타인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분명 나는 상대를 배려해 한 행동이고 결정인데 그것이 상대의 마음을 불편하거나 불쾌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해를 받기도 하고 오지랖으로 치부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은 내가 기대하는 대로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정한 나이에 이르면 일반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고 늘 복잡한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리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때 그 복잡한 과정에서 악수가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분명 나는 그를 배려한 행동인데도 그것이 상대의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불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려 역시 자기중심적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사소한 다툼으로부터 큰 싸움이 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다름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네모토 히로유키는 자신의 행동이 좋은 배려가 되기 위한 방법을 몇 가지 제시하고 있다.

첫째, 행동하기 전에 상대에게 물어보고 하라고 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의 속생각까지 속속들이 안다고 오판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칫하다가는 배려라고 한 행동에 의해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부싸움에서 흔히 나올 수 있는 대화중에 나올 수 있는 말이 있다.

“누가 해달라고 했어? 왜 네 맘대로 내 생각을 판단하는 건데?”

나는 분명 그를 위해 한 것인데도 이렇게 나오면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더 큰 싸움이 일어나는 것이다. 결국에는 자기 스스로 상대를 판단해 버린 것이다. 

두 번째로, 상대가 나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라고 한다. 나는 이러면 이러하고 그래서 저러하고 그러니까 이렇게 해야겠다고 한 행동일지라도 상대는 매 끝에 맞닥뜨린 그 행동으로부터 거꾸로 나의 의도를 알아내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정에 대해 말로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을 그때그때 말로 표현함으로써 혹시 생길 수 있는 오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상대를 위해 한 결정이나 행동이 결국은 지레짐작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배려란 그래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부부가 함께 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이 이러한 데 있다. 작은 오해로 인해 서로가 상처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미리미리 상대의 마음을 묻고 또 내 마음을 이야기함으로써 괜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려에도 일종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배려가 주는 고마움은 분명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잘 펼칠 필요가 있다는 것이고 그 배려로 인해 또 나에게도 상대의 배려를 가져온다는 덤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곧 나에 대한 배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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