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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훈 Jan 14. 2023

마라

6장. 미워하지 마라

03. 자녀에게 부모와 원수가 되게 해서는 안된다








 이혼을 하면 자녀들은 어느 한쪽을 따라가야 한다. 아이들은 좋든 싫든 어른들이 정한 쪽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어떤 이들은 딸은 엄마가 아들은 아빠가 데려가는 경우도 있다. 부부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까지 찢어 놓는 매정한 어른들이다. 엄마나 아빠가 데려갔지만 종국에는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커는 아이들도 많다. 재혼을 하거나 할 때 아이가 걸림돌이 된다고 내 팽개치는 모진 어른들이다. 아무도 데려가지 않겠다고 해 제3의 사람이나 고아원에 맡겨지는 아이들도 있다. 이처럼 이혼은 두 사람의 이기심에서 시작되어 많은 이들에게 아픔을 주게 되고 특히 자녀들에게 모진 상황을 떠 안겨주는 일이다. 아빠랑 살다가 계모에게 학대받다 죽은 아이들도 있고 심지어 친부의 학대를 받다 죽은 아이들도 있다. 도대체 왜 친부가 자기의 아이를 죽일까? 아마도 새로 만난 여자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는 것일 거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들이다. 여자도 마찬가지다. 그러려면 애초에 아이 딸린 남자를 왜 만났을까? 솔직히 말해 제 자식도 키우다 보면 열불이 날 때가 있다. 작은 혼냄이 한두 번 시작되다 보면 그 강도가 점점 심해진다. 아이들 중에는 혼나면 더 하는 아이들도 있다. 매를 번다고 한다. 억지를 피우는 놈, 생떼를 부리는 놈, 심통을 심하게 부리는 놈 천차만별의 아이들이 있는 것이다. 아이들도 자신의 성향이 있는 것이고 자존심이 있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이 주로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화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어른에게서 시작해 희생은 아이들이 떠안는 다는 것이다. 이혼이 가져오는 가장 큰 폐해가 아닐까 싶다. 

 부모 중 어는 한쪽을 따라가게 되어도 문제는 있다. 같이 사는 그 부모는 다른 쪽을 험담한다. 아이들은 한쪽의 말만 듣고 다른 쪽 부모를 적대시하게 된다. 그래서 아버지를 그놈, 엄마를 그년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게 하게 되는 것이다. 이혼은 누구 한 사람의 탓이 아니다.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두 사람 모두의 탓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도 서로는 남 탓을 한다. 자기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을 아이들에게까지 주입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차분히 이 상황을 설명해 주는 이가 없다. 

“엄마 아빠의 성격과 견해의 차이에서 헤어 진거야.” 

“너희에게는 정말 미안하다.” 

“네 엄마는 아무 잘못이 없어. 다 아빠가 못나서 이렇게 된 거야.”

“엄마 보면 사랑한다고 꼭 말해. 알았지?”

아이에게 나를 인정받고 헤어진 사람을 비난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다.

내가 아는 미용실의 원장과 실장은 자매지간이다. 두 사람은 참 밝고 착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언니인 원장은 이혼을 하고 세 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었다. 올해 40이 되었고 동생인 실장은 두 딸을 둔 두 살 터울이랬다. 동생은 두 살 차이인데도 언니에게 늘 순종하고 고분고분했다. 가끔은 아버지기 지나가다 뭔가를 주고 가기도 하고 엄마도 머리를 하러 오곤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은 부모님이 오래전 이혼을 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대화 속에는 아버지를 원망하거나 엄마를 비난하거나 하는 게 없었다. 아빠와도 잘 지내고 엄마와도 스스럼없이 지냈다. 삼촌과 고모 이모 얘기도 자주 하며 웃고 추억을 들추기도 했다. 얼굴에는 부모의 이혼으로 겪은 아무런 티도 없었다. 성격인 걸까? 그 두 사람의 성격이 밝은 탓도 있겠지만 나는 그녀들이 부모의 이혼을 충분히 납득하고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엄마 아빠도 각자의 삶이 있는 거잖아요. 그것을 우리가 어쩌겠어요. 서로 마음이 안 맞다는데.” 

아마 큰딸인 원장의 이혼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서로 마음이 맞지 않으니 티격태격 원수처럼 맞대고 살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을까? 그녀가 아이들에게 아빠에 대한 싫은 소리를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아이들도 아빠 없는 티가 전혀 나지 않는다.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 녀석은 유난히 나를 따른다. 아버지가 그리운 탓일까? 


 아이들에게 상대를 탓하는 말을 하지 마라. 모든 것은 그가 아니라 내 탓인 것임을 인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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