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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작가 Oct 05. 2021

아가야~엄마가 아프단다.

바보의 세계

아가야~나는 지금 아프단다. 복부에 물이 차서 이대로 두면 위험하다고 한다. 2050년에는 수위가 5~6미터가 올라갈텐데 너희들의 40프로는 해변에 살고 있잖니.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울 것 같구나.

      

석탄과 석유 배출로 열이 오르는데 이젠 스스로 쿨링할 수 있는 면역이 다 떨어진거 같구나. 지난 여름 폭염으로 인해 아흔 둘째랑 백사십여덟째가 그렇게 몸살을 알았지 않니?!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너희에게  필요한 음식을 이웃이 만들어주고 대신 돈을 만들게 되었지. 너희가 스스로 먹을 것을 만들어내고 집을 짓고 옷을 구했다면 지금의 편리함은 없을거야. 상상도 할 수 없는 성장을 이루어낸 것에 대해 이 엄마도 놀랍고 경외롭기까지 하단다. 너희가 누리고 있는 이 세상의 풍요로움은 어디서부터 온거니?!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단다. 그래서 더 늦기전에 말한다. 이제 너희에게는 10년의 시간과 기온 0.5도가 남아있다고.

     

맑은 하늘과 투명한 바다와 비옥한 땅에서 너희 형들은 건강했단다. 나와 가까웠지. 그들은 나에게서 먹을것과 입을 것과 거처를 얻었고 그것으로 우리의 거래는 행복했단다. 인간의 삶은 지금의 모습보다 훨씬 단순할 수 있단다.

     

이미 미세먼지로 너희 자식들은 파란 하늘 아래 뛰어 놀 수가 없고  빙하속 바이러스들은 활동을 준비하고 있단다. 5년에 한번 유행하는 팬데믹 속에서 나를 지키려 싸워야만하는 너희의 운명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프단다.

    

이제는 깨어나렴. '좀 더 많이, 좀 더 빨리, 좀 더 편하게' 살면서 무엇을 내어주고 있는지 보렴.  무엇이 턱까지 차올랐는지 보렴. 너희는 더 똑똑해졌지. 그러나 너희는 눈을 감아 버렸구나. 한마디로 나는 이제 너희에게 생명을 줄 수 있는지 장담할 수가 없구나.


                                                                                                                                                                            

                                                         * 책 '바보의 세계' 내용을 인용하여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편지를 적어본다. 오늘부터는 재활용 분리수거를 더 꼼꼼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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