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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소나무 Jan 03. 2022

아이의 겨울방학

숙제가 늘어났다.

기나긴 겨울방학이 시작되었다.

아주 오래 전 학교에 다닐 땐 방학 한 달 전부터 설레임 한가득이었는데

지금은 방학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특히 겨울방학은 두 달이나 이어지기 때문에 이 기나긴 시간 동안 삼식이들과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차다.

지난해 겨울방학이 한창일 무렵 코로나가 시작되어 한해 꼬박 방학생활을 하고 나니

올해 가끔 학교에 가 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었지만

이제 또다시 두 달 동안 방학을 보낼 생각을 하니 긴긴 한숨부터 나온다.




부담백배 나와는 달리 아이는 그저 해맑다.

녀석은 겨울방학이 오기만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모른다고 했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최대한 많이 놀거라면서 올챙이처럼 작은 눈에 기대에 가득찬 눈빛을 반짝였다.


이제 곧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녀석은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엄마는 겨울방학이 되니까 어떤 기분이 들어요?"


아주 잠깐 망설였다.

기대에 가득 차 있는 녀석에게 기분좋게 희망 한가득 이야기를 건네어 줄 것인지

아니면 나의 솔직한 마음을 전할 것인지


"얼른 방학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집으로 출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일을 하다가도 집안일이 보이면 집안일부터 해야 하고

아이가 돌아오면 아이 스케쥴에 맞추어 일을 진행하는 일상을 병행하고 있다.

방학이 되면

아이의 세끼 식사와 간식을 챙겨야 하고

부족한 학습도 채워줘야 하고

아이의 기대에 알맞는 방학 이벤트도 마련해 줘야 한다.

모든 것을 잘해 내고 싶지만 이 모든 것을 잘 해내려면 또다른 시간이나 열정을 줄여야 하기에

선뜻 "나도 너처럼 방학이 넘넘 좋아"라고 말을 할 수 없었다.




지혜로움.

아이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해 본다.

나도 아이도 모두 즐기면서 발전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기나긴 겨울방학이 덜 부담스럽지 않을까.

너무 많은 것보다는 딱 한 가지라도 찾아서 실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본다.





마음을 달래기 위한 차 한 잔의 여유.

2022년과 동시에 맞이하게 된 아이들의 겨울방학을 잘 보낼 수 있길 바라며

갑갑증이 느껴질 때마다 꽃피는 3월만 생각하기!

언제나 그랬듯 '이 또한 지나가리라~' 되뇌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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