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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경 Mar 22. 2024

1편 보다 단단하고 빠르게. 더욱 굳건해진 그들의 세계

영화 <듄: 파트2> 리뷰, 해석 / 신작, SF, 블록버스터 영화 추천




듄: 파트2 (Dune: Part Two, 2024)

"1편 보다 단단하고 빠르게. 더욱 굳건해진 그들의 세계"


개봉일 : 2024.02.28.

관람등급 : 12세 관람가

장르 : 액션, 모험, 드라마, SF

러닝타임 : 166분

감독 : 드니 빌뇌브

출연 : 티모시 샬라메, 젠데이아 콜먼, 레베카 퍼거슨, 조슈 브롤린, 오스틴 버틀러, 플로렌스 퓨, 데이브 바티스타, 크리스토퍼 월켄

개인적인 평점 : 4.5 / 5

쿠키 영상 : X



2021년 하반기, <듄:: 파트1>이 개봉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진짜 끝내준다. 다음 편 볼 걸 생각하면 나이 먹는 것도 마냥 싫진 않겠는데?”

이후 3년. 나는 열심히 나이를 먹었고 드디어 <듄:: 파트2>를 만났다.


전편에 비해 훨씬 속도감이 붙은 이야기와 이전에 뿌려둔 조각들을 하나하나 거둬가는 착실함, 절제한 만큼 더욱 단단해진 음악, 유려한 곡선과 강력한 광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한 아름다운 그림. 훨씬 뚜렷해진 관계와 갈등. <듄:: 파트2>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1편을 뛰어넘거나 최소 1편에서 보여준 만큼의 힘을 갖고있는, 결론적으로 1편보다 더 좋은 2편이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라면 미미했던 새 캐릭터의 존재감. 여전히 아쉬운 액션. 딱 이 정도인 것 같다.



1편을 봤으니 역시 2편도 봐야 할까?


<스타워즈 시리즈>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는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는 편이다. <듄: 파트1>이 영화팬들 사이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며 듄친자들을 대거 탄생시키긴 했지만,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164만이라는 관객 수(글을 쓰고있는 현시점 기준)는 ‘엄청난 흥행을 한 영화’라고 말하긴 애매한 숫자다.


머뭇거리며 길게 늘어지는 이야기, 긴 러닝타임, 경이롭긴 하지만 당장 즐거움과 자극을 주진 않는 그림 등등.. 여러 요소들로 인해 이미 1편에서도 호불호가 나뉘었던 만큼 <듄: 파트2> 또한 그럴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이번엔 내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왔다. <듄: 파트2>는 듄친자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나뉘고 있는 모양새다.


누군가는 이야기의 흐름이 다소 산만하고 인물 간의 감정선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누군가는 지루한 지점이 있다고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공감한다. 나도 <듄: 파트2>를 처음 봤을 때 딱 이런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를 조금 내려놓은 상태로 영화를 반복해서 보니 조금씩 이야기가 정리되고, 폴과 제시카, 챠니 등 인물들의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시점부터 영화가 재밌게 느껴졌다.


만약 1편을 봤지만 불호평 때문에 2편을 봐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면 우선은 도전하는 게 맞다고 말하고 싶다. 이야기의 흐름이 어떻게 느껴지든 간에 우선 시청각적으로 끝내주는 영화임은 틀림없기에 기회가 있을 때 이를 최대한으로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추가로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꼭 <듄: 파트1>을 보고, 이 세계관을 어느 정도 경험해 본 후 <듄: 파트2>를 관람하는 게 좋을 것 이다. 그냥 눈치껏 이쪽 편 저쪽 편~ 둘이 싸우네! 하는 걸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니.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가장 중요한 자원 ‘스파이스’를 두고 벌이는 전쟁


“스파이스를 지배하는 자, 세상을 지배한다.”


이들이 무엇을 두고 싸우는지, 각 가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대부분 전편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들이 원하는 건 자신의 가문을 지키거나 더 부흥시키기 위한 부와 권력이다. 이를 가질 수 있는 확실한 방법으로는 최고급 자원 스파이스가 풍부한 행성 아라키스를 지배하고 위협이 되는 다른 가문을 없애는 것이다.


제국과 베네 게세리트, 하코넨 가문은 아라키스와  권력을 갖기 위해 정치적인 술수와 무력을 동원한다. 제국은 커져가는 대가문 아트레이데스를 견제하고 더 많은 스파이스를 취하기 위해 하코넨에게 군대를 빌려주고, 하코넨은 제국을 등에 업고 아트레이데스를 습격해 아라키스를 빼앗는다.


베네 게세리트는 제국의 힘에 한쪽 발을 걸친 상태로 메시아 ‘마디’가 나오는 종교를 아라키스에 심어놓는다. 베네 게세리트 대모는 폴이 심상치 않은 힘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하코넨에게 ‘아트레이데스를 공격하더라도 폴과 제시카는 손대지 말라’는 부탁을 한다. 하지만 제시카와 폴이 프레멘을 이끌게 되자 두 사람을 이용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하고 하코넨의 핏줄을 확보한다.


베네 게세리트 대모의 말에 따르면 현재의 아트레이데스는 베네 게세리트가 핏줄에 관여하기 시작한 후, 90세대의 세월을 통틀어 가장 큰 힘을 갖고 있던 상태였다. 아트레이데스는 황제의 군대 사다우카와 맞먹을 만큼 훌륭한 군사들(던컨과 거니)을 가졌고 그들을 이끄는 군주 레토 공작은 능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군사들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영화의 도입부에 나오듯이 황제 또한 레토를 상당히 아꼈다. 하지만 갈수록 커지는 아트레이데스의 힘에 두려움과 질투를 느꼈던 황제는 하코넨의 손을 이용해 권력에 위협이 될만한 요소를 제거한다.


제국, 베네 게세리트, 하코넨은 아라키스를 견고한 계급 사회를 유지하며 각자의 이익을 챙겨왔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피지배층은 프레멘이다. 아트레이데스는 위 세 가문과 다르게 프레멘을 지배하는 대신 협동을 통해 힘을 키우려고 했으나 제국과 하코넨의 계략에 걸려들어 몰살되고 만다.



새로운 전쟁의 서막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비극은 새로운 전쟁의 서막을 알림과 동시에 프레멘에겐 구원자에 대한 믿음을 끄집어내는 계기가 된다. 제국과 하코넨의 습격을 피해 사막 한가운데 떨어진 폴과 제시카는 스틸가 일행과 만나 프레멘들과 섞이게 된다. 프레멘들, 특히 스틸가를 포함한 남부 출신의 프레멘들은 언젠가 억압받는 우리를 구해줄 메시아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언을 믿고 있다. 우선 이들이 믿고 있는 예언의 내용은 이와 같다.


언젠가 오랜 시간 억압받아온 프레멘들을 풀어줄 외계의 목소리(리산 알 가입)이 아라키스에 당도할 것이다. 그는 알려주지 않아도 우리의 방식을 알고 있고 우리의 말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는 생명의 물을 먹고도 죽지 않을 것이다.


스틸가는 이러한 예언과 딱 맞아떨어지는 능력을 가진 폴과 제시카를 구원자(마디)라고 믿으며 두 사람을 따르고 지지한다. 이러한 적극적인 믿음을 기반으로 프레멘들의 의지가 고취되고 그들은 마디(폴)를 앞세워 지배자에게 대항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는 커다란 전쟁의 시발점이 된다.



폴 아트레이데스, 마디, 퀴사츠 헤더락. 3개의 정체성


출처<듄: 파트1>이 이 장대한 세계관을 알려주는 영화였다면 <듄: 파트2>는 본격적으로 인물의 변화에 집중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폴은 영화에서 총 3개의 정체성을 가진다. 첫 번째는 공작의 아들 폴 아트레이데스, 두 번째는 프레멘 사이에서의 폴 무앗딥 우슬/마디, 세 번째는 퀴사츠 헤더락(베네 게세리트가 믿는 초월자)


공격을 피해 사막으로 떨어진 날 밤. 폴은 스파이스의 영향으로 우주 대전쟁이 일어나는 환각을 보게 된다. 환각 속의 폴은 푸른 눈을 하고 있었으며 프레멘들의 앞에 서서 그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어있었다. 폴은 이러한 전쟁을 바라지도 않았으며 레토 공작처럼 폴 또한 프레멘을 이끌거나 이용하는 것 대신 그들과 화합하기를 바랐기에 자신이 그들의 구원자, 리더가 될 특별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틸가와 프레멘들의 입장에선 폴이 마디가 아니라면 굳이 그들을 도와줘야 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제시카와 폴은 스틸가의 믿음과 대모 자리를 우선 받아들이고 그들의 방식을 배우기로 한다. 가문의 반지를 손에 끼고 아버지에게 ‘사막에서 새로운 길을 찾은 것 같다’ 말했던 폴은 어느새 프레멘들의 방식을 배우고 폴 무앗딥 우슬이라는 이름을 갖는다. 그리고 시에치 습격 사건 이후 마디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샤이훌루드의 독을 먹은 그는 프레멘 신도들을 이끄는 마디로 변화한다.


폴은 마디임과 동시에 퀴사츠 헤더락이기도 하다. 앞서 나왔듯이 폴은 제시카를 통해 여자인 베네 게세리트만이 배울 수 있는 그들의 기술을 배웠고, 대모의 시험을 통과했다. <듄: 파트2>에서는 남자는 이겨낼 수 없다는 샤이훌루드의 독을 먹고도 살아남았고 대모에게 보이스를 써 그녀를 주저앉히기도 한다. 폴은 이미 베네 게세리트가 알고 있는 남자로서의 한계를 모두 뛰어넘었고 대모는 그를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믿음에 대한 믿음, 도달하지 않은 메시아


아라키스는 크게 남부와 북부로 나뉜다. 북부는 다른 가문들이 와서 스파이스를 채취하는, 그나마 사람이 살만한 지역이지만 남부는 모래 폭풍이 불어 사람이 살기조차 힘든 곳이다. 베네 게세리트는 이 척박한 땅에 ‘믿음’이라는 기한 없는 희망을 심어놓는다. 이 믿음은 살아갈 희망이 되기도 하고 무력한 자세를 만들기도 하고, 시야를 흐리게 만들기도 한다.


폴에게서 우연인지 운명인지 애매한 몇 개의 시그널을 목격한 스틸가는 무조건적인 지지와 믿음을 보인다. 스틸가는 “네가 너를 믿지 않아도 나는 믿는다.”고 말한다. 그의 믿음은 구원자에 대한 믿음이라기보단 자신의 믿음에 대한 믿음처럼 보이기도 한다. 폴은 구원자임과 동시에 마디를 기다린 프레멘의 믿음이 헛된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줄 인물이다. 이 믿음은 순식간에 프레멘 무리를 삼킨다. 프레멘들은 “프레멘, 자유를 위하여!”라는 말 대신 “리산 알 가입!”, “무앗딥을 위하여!”를 외치며 칼을 휘두른다. 어느 순간부터 프레멘의 자유가 아닌 메시아가 실제로 등장했고, 내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욱 중요한 주제가 되어버린 것이다.


폴과 프레멘의 사이엔 넘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간격 같은 무언가가. 이는 남부에 도착한 폴이 프레멘들 사이에 서서 자신이 마디임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건 새로운 왕이 탄생하는 순간이라기보단 두려워해야 할 존재가 강림한 순간처럼 느껴진다. 폴과 프레멘은 협력 관계가 아닌 일방적인 복종에 가까워 보인다.


<듄: 파트1>의 도입부, 챠니의 나레이션에 “이번엔 누가 우리를 지배하러 올까?”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폴이 프레멘들 사이에서 자신이 예언된 자라고 외치는 순간 그는 아라키스의 새로운 지배인이 된다. 프레멘들이 바란 메시아는 도달하지 않았다.


이룰란 공주가 말했듯이 종교와 믿음은 엄청난 힘을 가졌다. 그 믿음은 흩어져있던 힘을 한순간에 끌어모으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무력하게 만들기도 하고 아주 오랜 시간 사람들의 눈을 흐리게 만들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프레멘들에게 필요했던 건 구원자가 아닌 그들을 이끌어줄 단 한 명의 리더, 정신적이 지주였을지도 모른다. 프레멘은 충분히 아라키스에 눌러 앉은 하코넨과 제국을 제압할 힘이 있었다. 솔직하게 마지막 전투 장면은 수많은 프레멘, 샤이훌루드의 힘으로 이뤄낸 승리라고 볼 수 있지 않나. 폴과 제시카 단 두 사람의 합류만으로 군사력이 드라마틱 하게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할 순 없다. 두 사람 모두 샤이훌루드의 독을 먹고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갖게 됐지만 그 능력이 실질적으로 프레멘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말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



폴은 진짜 미래를 본 걸까? 아니면 심연에서 온 메시지를 본 걸까?


<듄: 파트2>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폴이 꿈과 환상을 통해 접한 모든 미래가 과연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걸까? 아니면 파트1에서 나왔던 ‘꿈은 심연의 메시지다’라는 말처럼 전쟁을 일으키고 권력을 잡는 꿈들이 폴의 마음속 ‘심연에서 온 메시지’에 따라 만들어진 욕망 어린 환상일 수도 있지 않을까?


폴은 ‘프레멘과 협력하겠다.’ ‘사람은 마음으로 다스리는 것이다.’라는 아버지의 다짐과 다른 길을 선택했다. 폴은 거니와 대화를 나누며 “가진 게 없으니 공포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기도 하고 자신이 하코넨의 핏줄임을 알고 나서 결국 그들의 방식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최상의 선택을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는 두려운 미래를 봤음에도 그것을 향해 걸어가기를 선택한다. 하코넨의 핏줄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괜히 이런 상상까지 하게 된다.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


챠니는 대부분의 프레멘이 마디에 꽂혀 거대한 싸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다. 그녀는 거의 유일하게 폴을 지지하는 프레멘이자 마디를 믿지 않는 프레멘이다. 챠니는 다른 프레멘들이 이방인인 폴을 조롱할 때 “그는 용감한 전사”라 말하고, 모두가 폴을 마디라고 칭송하고 폴이 두려움을 느낄 때 네가 너 자신으로 남는 한 두려워할 일(우주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챠니는 자신이 사랑한 폴이 폴 아트레이데스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길 바랐지만 결국 아트레이데스의 정체성(무력이 아닌 마음으로 사람을 다스리겠다는)과 연인 관계를 모두 포기한 그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모두가 믿음 앞에 무릎 꿇을 때 무릎을 꿇지 않았던 그녀는 프레멘들이 우주선을 타고 위로 올라갈 때 홀로 사막으로 내려와 샤이훌루드를 부른다.


<듄: 파트1>에서도 챠니처럼 폴을 믿지 않는 자, 자미스가 나온다. 그는 스틸가가 제시카와 폴이 위험하지 않은 인물임을 보증하겠다고 손목을 그은 후에도 두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며 앞길을 막아서고 결투를 신청한다. 자미스는 폴이 퀴사츠 헤더락이 되기 위한 첫 단계(사람을 죽이는 것)의 재료가 된다. 그는 폴의 손에 죽으며 프레멘 동료들 곁을 떠난다. 폴이 마디라는 것을 믿지 않는 두 프레멘은 무리를 이탈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운명, "리듬을 깨트려야 해"


폴이 황제 자리를 탈환하고 대가문들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상 대전쟁과 커다란 희생은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일이 되었고 프레멘들이 간절히 바란 구원 또한 사실상 물 건너갔다. 이런 절망적인 리듬을 깨트릴 만한 가능성을 가진 인물은 이제 챠니뿐이다.


<듄: 파트2>는 이전에 비해 사막 배경의 비중이 더 높아졌다. 대부분의 사건이 사막 한가운데와 텐트 안, 시에치 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색이 다양하게 사용되진 않는다. 그런데 이 퍽퍽한 누런빛 사이에서 눈에 띄는 색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프레멘의 눈, 샤이훌루드의 독, 챠니가 팔뚝과 머리에 두르는 천에서 찾을 수 있는 파란색이다. 이 파란색을 띤 장치들은 이야기의 비밀과 진실,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샤이훌루드의 독은 앞서 폴과 제시카에게 그들이 하코넨의 핏줄이라는 진실을 보여주며 폴을 각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챠니는 폴이 꿈을 통해 처음으로 본 파란 눈의 프레멘이기도하고 이번 전투에선 눈에 띄는 하늘색 천을 머리와 팔뚝에 두르고 등장했다. 챠니는 이때까지 신앙심에 흔들리지 않는 시선으로 진실만을 봐왔으며, 폴 아트레이데스의 이름을 함께 지켜주는 역할을 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챠니 또한 쟈미스처럼 폴에게 어떠한 큰 변화를 주는, 동일한 포지션의 인물이 될 것 같다. 폴이 프레멘 무리에 들어와 처음 사막을 건너던 밤, 폴이 쟈미스인 줄 알고 올려다본 언덕 위엔 챠니가 앉아있었고, 챠니는 쟈미스처럼 신앙을 믿지 않았으며 쟈미스를 이어 두 번째로 무리를 떠난 프레멘이기도 하다. 챠니가 쟈미스처럼 폴에게 어떤 변화를 주게 될지, 쟈미스처럼 계속 폴의 환상 속에 나타나 그에게 가르침을 주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파트 1,2의 엔딩을 모두 맡은 만큼 파트 3에선 그녀가 이전보다 훨씬 큰 역할을 맡게 되지 않을까 싶다.


<듄: 파트2>는 이전보다 더욱 흥미로운 부분도,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론 새로운 기대를 심어주는 영화였다. 거침없이 나아간 2편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2편에 뿌려둔 씨앗들을 어떻게 거둬낼지 궁금하다. 3편은 조금 더 여유로운 속도로 제작할 거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때까지 뭘 하며 나이를 먹어야 하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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