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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베이글을 샀다.
1+1 이라서 쟁여두기 좋다.
나는 극한식파여서 빵을 별로 즐겨먹지 않는다.
그래서 베이글도 그냥 딱딱하고 퍽퍽한 거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먹는 데에 진심인 우리 남편.
빵을 다루는 데에 있어선 더 진심이어서
오늘 아침은 직접 만들어준다고 부엌에 섰다.
남편의 요리는 늘 창의적이어서 어떤 조합으로 어떤 요리가 만들어질지 기대가 된다.
내가 하는 밥이나 국, 반찬처럼 전형적인 집밥은
양념이 대부분 비슷해서 다양한 시도를 할 필요가 없고
나는 배운대로 할 수 있는 보편적인 레시피를 선호하기 때문에 새로운 요리를 잘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남편은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최대한 살펴보고
가장 베스트로 할 수 있는 레시피를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뒤에 요리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같은 메뉴를 만들어준다해도 남편이 한다 하면 들뜬다.
아침 메뉴 베이글 샌드위치는
먼저 냉동실에 있던 베이글을 해동시키면서 시작한다.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돌려주면 베이글 반을 가를 수 있을 만큼 해동이 되는데
반을 가른 베이글을 프라이팬에 겉이 바삭하고 속이 말랑해질 때까지 구워준다.
다 구워진 베이글 한 쪽에 치즈를 얹어서 열기로 녹이는 사이
다른 한 쪽에는 케찹, 마요네즈를 함께 발라준다.
그럼 이제 계란을 두 개 깨서 큰 지단을 만든다.
정확히 4등분하는 남편의 신중한 손놀림!
그리고 치즈 위에 계란을 얹고 나면 마지막으로 스리라차 소스를 뿌려주면서 완성시켜준다.
나는 빵을 많이 먹으면 느끼해서 스리라차 소스를 왕창 뿌려준다.
그것도 부족해서 듬뿍 찍어먹기도 한다.
이 레시피대로 남편이 두어 번 해주고 나서부터 어떤 날엔 내가 하기도 하는데
아무리 똑같이 해도 남편이 해준 맛이 안 난다.
샌드위치도 손맛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