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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운지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글을 쓴다면...

스카이 뷰에서 글 쓰는 맛은 어떤 맛일까?
파크 뷰 라면?
공원을 내려다보며 책을 읽는 다면 책이 저절로 읽어질 텐데...

왜 글쓰기 교실은 1층에만 있지?
스카이라운지라면 더 큰 꿈을 품을 텐데...


공간에 대한 생각


언제부터인가 이런 글쓰기 교실을 꿈꾸었다. 우린 어린이가 사용하는 공간은 저층이어야만 한다고, 층간 소음에 꽤 민감하다. 하지만 어린이도 스카이 뷰를 누릴 자격, 공원뷰를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스카이라운지에서는 넓은 창을 통해 땅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을 볼 수 있다. 해가 뜰 때, 정오에 떠 있는 해가 창가에 비쳐 들어올 때, 해 질 녘 노을 진 하늘을 바라볼 때 그 느낌을 좋아한다. 이런 것은 삶을 아름답게 느낄 수 있도록 내게 안도감을 주고, 에세이 속 한 페이지 글 감이 되기도 한다.


나를 찾아온 아이들에게 이런 감성을 선물하고 싶었다.

창가 가득 들어 오는 햇살 / 신선이 되어보자_안개 가득하던 어느 날 / 아파트 위로 보이는 초승달과 노을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층간소음 슬리퍼를 장만하고, 어떻게 하면 조심히 걸어 다니라고 해야 할까 고민을 가득 안고 스카이라운지 같은 탑층에 글방을 오픈했다.


"선생님, 슬리퍼는 왜 있어요?"

"으응~ 아래층에 소리가 나거나 발이 시릴까 봐 준비해 놨어. 불편하면 신지 않아도 돼."


아이가 불편해서 슬리퍼를 신지 않거나, 쿵쿵거리고 다닐까 봐 한껏 걱정을 품었지만 글방에 오면 으레 당연한 듯, 어떤 색깔의 슬리퍼를 신을지 결정하고 슬리퍼를 신는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조심히 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환경이 사람의 습관도 바꿀 수 있구나!' 절실히 느끼고 있다.

슬리퍼도 소중히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선생님, 여기는 책 읽는 곳이에요?"

"응, 여기는 책도 읽고, 글쓰기도 하는 곳이야"

"전 글 쓰는 건 싫어해요"

"괜찮아, 선생님이랑 책 읽다 보면 글이 쓰고 싶어 질 거야. 그럼 그때 써도 돼"

"......"


나의 대답에 의문의 표정을 짓던 아이는 첫 번째 시간이 지나고 난 후 두 번째 시간을 기다렸고, 다음 시간에 무엇을 할지 내게 줄줄이 말하며 귀가를 한다. 다음 수업을 기대하는 아이, 어떤 이유에서 일까?


1. 맞춤법, 철자를 중요시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글을 쓸 수 있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아이를 관찰한다. 글 쓸 타이밍과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융합교육을 한다. 흔히들 글쓰기라고 하면 '국어'라고 생각하지만 이곳에서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미술, 예술, 요리, 건축... 셀 수 없이 많은 학문들을 동원한다. 결국 아이마다 관심사가 다르기에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글을 쓴다.

2. 글을 쓰고 자기의 글을 자신감 있게 발표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글을 쓰는 사람은 소극적이라고 생각하는 암묵적 판단이 이 사회에 깔려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말도 잘하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도 능숙하다. 일명 다재다능, 팔방미인이 글 잘 쓰는 사람이다.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해진다.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해 보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자신 있게 말해줄 수 있다.

https://youtu.be/A4SiO9FGvhA

딸아이가 7살 때 저녁 먹으며 지었던 씨앗동화

3. 아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실력을 향상할 수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가장 안타까운 것이 스마트 폰 외에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막상 아이의 관심 분야로 글을 쓰다 보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더 확실히 알게 된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를 공부하다 보면 더 재밌어진다. 재미를 발견하면 관련 책과 자료들을 찾아보게 되고 더 깊이 실력을 쌓게 되는 것이다.

슈링클스로 만들고 글쓰기 / 정성을 담아 글 쓰는 아이 / 소설 쓰는 아이

4. 내가 쓴 글이 책이 된다면,

이제 책을 쓰는 건 어른들만의 세계가 아니다. 아이에게도 글이 책이 되는 방법을 소개하고 오랫동안 쓴 글을 모아 전자책과 기념 북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내 아이들은 초등학교 시절 매일 글 쓰기를 통해 쓴 글을 공모전에 응모하고 수상을 하게 되었다. 몇 해 동안 도전하다 보니 작품집도 여러 권을 받게 되었다. 내 글이 책에 실렸다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자존감이 급상승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런 기쁨을 글방에 찾아온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해 주고 싶다.

청소년 수리 문학대전 수상

5. 글방을 열게 되었지만,

이곳에서 책을 출간한 경험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 이곳에서 만큼은 아이들의 천국, 글 쓰는 이의 천국이 되게 하고 싶은 것이 내 바람이다. 아이가 연구한 것을 발표하며 영상을 찍고, 방 한 편에서는 책을 읽고, 책상에서는 자기만의 세상을 꿈꾸며 글을 쓰는 곳으로 말이다.

책 읽는 공간 / 공부를 위한 독서실 방 / 영상 촬영을 위한 공간
클래스 공간_설명회나 독서모임, 글 쓰기 클래스 공간 / 중학생 스터디 하는 모습

"엇, 살림은 어디서 해요?"


이곳에서는 살림을 하지 않는다. 글을 쓰기 위한 전용 공간이다.

어른은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고, 때로는 브런치도 나누고, 아이들은 정성을 다해 글을 쓸 수 있는 곳, 이곳이 바로 스카이라운지 모두의글방 입니다.



브런치에 용돈 교육, 사는 이야기, 전원주택, 요리와 동화, 글을 쓰고 책을 만듭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이가 있습니다.

작가의 책이 궁금하다면,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 YES24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 고경애 | 한국경제신문 i - 교보문고 (kyobobook.co.kr)

알라딘: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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