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히브루스 카페 라운지에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입양의 맛'이라는 주제로 5인의 공개입양 엄마들의 토크콘서트가 있었다. 주최는 건강한 입양가정 지원센터이고 아동권리보장원에서 후원하는 행사였다. 필자는 이 프로그램에서 사진 촬영을 맡았다.
입양 엄마 토크콘서트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풍경은 아닌 특별한 경우의 프로그램이다. 누구도 입양을 선뜻, 가벼이 선택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만큼 입양 엄마들에게는 다양한 고충과 어려움이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터였고, 이런 분들의 경험이 토크콘서트를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취지에서 진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패널들과 참여자들에게 음식을 통해 위로를 주고 싶은 것이다.
건강한 입양가정 지원센터 센터장인 이설아 대표는 프로그램 때마다 음식에 대해 특별한 마음을 품고 있다. 귀한 음식을 입양가정에 대접하며 그들의 삶이 환대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입양가정이라고 하면 아직까지 색안경을 끼고 보거나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런 사회의 분위기를 음식과 따뜻한 시간을 제공하며 입양가정에 대한 인식의 패러다임 변화를 꿈꾸고 있다.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찬주 푸드코디네이터는 프로그램 때마다 온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해 왔다.
특별히 이번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다양한 '입양의 맛'이다. 입양에 대한 패널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다양한 입양의 맛을 들을 수 있었다.
토크콘서트가 진행되기 3주 전, 프로그램 준비모임을 가졌다. 건강한 입양가정 지원센터장인 이설아 대표, 프로그램 진행 때마다 객원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와 푸드코디네이터 김찬주 셋은 코로나 19로 인해 오랜만의 회동이었다. 그간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을 일구어 낸 것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입양 엄마들의 토크콘서트에 음식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나누어야 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음식을 편안하게 나누는 것이 불편해졌기 때문이다. 긴 시간 진행되는 프로그램 특성상 참여자들의 고픈배를 채울 수 있어야 하고, 양육으로 인해 지친 심신을 달래줄 수 있어야 하기에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뜨거운 여름의 온도가 과연 음식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심각한 문제도 있었다.
셋은 머리를 맞대고 푸드코디네이터 김찬주가 손수 준비한 식사를 마주하며 잠시 고민을 내려놓고 식사에 열중했다. 맛있는 음식으로 환대를 받고 나니,
"오! 찰흑미 샐러드 이거 좋은 대요" 하고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여러 가지 채소에 무화과, 리코타 치즈, 구운 계란, 찰흑미 밥을 넣은 것인데 새콤한 소스와 어우러져 입맛을 돋우고 밥이 들어가니 속이 든든했다. 여기에 곁들여 먹는 곡물빵은 오픈 샌드위치를 즉석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환상의 조합이었다. 우리의 깊은 고민이 맛있는 식사와 함께 한방에 날아가는 시원함을 가져왔다. 여기에 김찬주 대표의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황금빛식탁으로 초대'하는 도시락이 탄생하게 되었다.
푸드코디네이터 김찬주의 '입양의 맛' 황금빛 식탁을 이야기해 보자.
황금빛 보자기로 도시락을 살짝 감싸 올리며 고운 꽃을 연출했다. 도시락은 입양가정을 의미하며 그들의 삶을 보호하듯이 감싸주어 존중을 표현한 것이다. 도시락과 함께 곁들인 오미자 냉차는 신맛, 짠맛, 단맛, 쓴맛, 떫은맛 5가지 맛을 지닌 오미자의 맛이 입양의 다양한 상황을 맛으로 대변해 주는 것 같다.
도시락을 열어보자. 검정, 초록, 흰색, 빨강, 노랑 등 오색빛이 도시락 안에 가득하다. 찰흑미 밥은 냉장고에 차갑게 두었다가 먹으면 톡톡 씹히는 식감을 자랑한다. 철갑상어알을 씹는 식감과 비슷한 느낌이 드니 신기하기 이를 데 없다. 여기에 새하얀 리코타 치즈는 5시간을 숙성하여 만든 정성으로 입안에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부드러움이 채소의 아삭함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흑미밥 리코타 치즈 샐러드와 곁들이 간식과 음료
푸드코디네이터 김찬주의 정성이 돋보이는 건 그녀의 노곤하고 우울했던 삶이 음식을 나눔으로써 살아갈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난임의 아픔을 딛고 우울감에 헤맬 때 도움을 준 손길이 있었고, 삶에 깊은 깨달음이 있었다. 비록 자녀는 없지만 주변의 모든 아이들이 내 자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인간은 모두 하늘에서 입양 보낸 자들 아닌가?'
이런 생각은 그녀의 삶을 변화시켰고, 입양가정을 위해, 난임의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심리적인 아픔이 있는 이들의 손을 잡아주어야겠다고 생각함과 동시 그 나눔의 시작이 자신의 재능이자 행복인 음식을 나누는 것이다.
살면서 수없이 많은 식탁을 마주하게 된다. 살기 위해 먹든지, 먹기 위해 살든지 식탁을 마주하는 느낌은 모두 다를 것이다. 하지만 여기 '황금빛 식탁으로의 초대'에는 먹거리에 대한 생각을 넘어 한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오늘 준비하는 밥상이 평상시와 똑같을지언정 내 가족 한 사람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대해보자. 김치 하나에도 후광이 비칠 것이다.
건강한 입양가정 지원센터 토크콘서트_입양의 맛 / 푸드코디네이터 김찬주 대표 / 공개입양엄마들의 토크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