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비추어 주는 사람
기사를 쓸 요량으로 고령 출장을 다녀온 일이 있었다.
그날 행사는 고령 지역 VIP들을 위한 음식 관광 콘텐츠 [대가야를 품은 도시락]을 VIP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였다. 고령관광두레 팀의 멘토를 맡은 한국식문화디자인협회 회장은 나를 뭐라고 소개하면 되는지를 물었다. 잠시 1, 2초 살짝 고민이 됐다. 사실 고민할 일도 아니었지만, 그다음 스치듯 "워낙 하는 일이 많으셔서..."한 말이 내 고민을 대변하는 듯했다. 결국 브런치 작가로 소개한다고 했다.
짧은 일화지만 나를 지칭하는 말이 참 많다. 브런치 작가, 요리작가, 요리강사, 글쓰기 강사, 경제강사, 자녀양육 강사, 식생활 강사, 사진작가 등등. 주변 지인들조차도 헷갈려한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은 "워낙 하는 일이 많으니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한다. 그만큼 부 캐릭터가 많다.
내 직업은 요리와 글을 가르치는 일이다. 하지만 브런치를 시작하고, 다음 메인에 여러 글이 피드 되면서 사람들은 나를 브런치 작가라고 부른다.
나 또한 나의 명칭에 대해 생각 안 해본 건 아니다. 요리하면 요리일이 즐겁고, 글쓰기를 가르치면 글쓰기가 재밌다. 자녀와의 양육 에피소드가 많아서 이 또한 입을 열었다 하면 상대방의 입을 쩍! 벌리게 하고, 결국 우리 집에 당신의 자녀를 데려다 놓고 싶다는 말을 듣고야 만다.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잘 파악하고 개인의 성향을 알아주는 대화를 나누니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더불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까지 먹게 하니 금상첨화다.
진짜 내가 잘하는 것은 뭘까?
방구석 브런치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글을 쓰고,
더 많은 이들이 글로 위로를 받으며,
더 많은 이들을 글로 빛나게 하고 싶다.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하는 것이
나를 빛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