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테 플라카테 100
날이 갈수록 물리적 포스터를 볼 기회는 줄어들고, 온라인에서 홍보물을 접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포스터는 원래 아름다운 이미지를 통해 관람자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지만, 그 디자인이 점차 발전하면서 예술의 영역까지 확장되었다.
오늘 소개할 사진들은 이러한 포스터의 아름다움을 공유하기 위해 선정했다.
서울 두성 페이퍼 갤러리에서는 매년 '베스테 플라카테'라는 이름으로 유럽에서 개최되는 포스터 공모전의 수상작 100선을 전시한다. 이 공모전에는 매년 6,000개 이상의 포스터가 접수되며, 심사위원들의 취향에 따라 100개가 선정된다. 독특하게도 순위는 매기지 않고 수평적인 시상 방식을 채택한다.
이번 전시에서 나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선정한 몇 가지 포스터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과를 중심으로 한 포스터는 <천지창조>를 상징하고자 만들어졌다. 선악과를 연상시키며 아담과 이브, 더 나아가 천지창조를 암시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켈란젤로의 그림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상징적이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며,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니멀한 이미지를 통해 매우 성공적인 포스터라고 느꼈다.
파란색 그라디언트로 신문처럼 보이는 또 다른 포스터는, 오랫동안 시민들에게 접근이 금지되었던 공간이 전면 개방된 날을 기념하는 행사 포스터이다. 철거 현장을 그대로 담아 의미 전달과 상징성을 극대화했으며, 신문과 같은 레이아웃과 정돈된 디자인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이는 때로는 꾸밈보다 본질이 더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의자를 사진으로 표현한 포스터는 단순하면서도 독창적이다. 투박함과 세련미가 동시에 느껴지는 이 디자인은 대담함에서 비롯된 결과물로, 훌륭한 클라이언트와 자신감 넘치는 디자이너가 만들어낸 합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포스터는 단순한 광고 수단을 넘어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한국에서도 확산되어, 아파트 단지에 흔히 보이는 헬스장과 필라테스 전단지들 또한 더 창의적으로 제작된다면,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면서도 효과적인 광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포스터들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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