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일취월장, 고통도 일취월장(?)
으아, 예뻐 미치겠다.
우리 부부는 퍽 냉정한 편(?)이라 뭐 이런 말을 잘해본 적은 솔직히 없다. '녹아내린다'는 느낌을 잘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해야 할까. 아기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그렇다고 육아의 힘듦이 한 방에 녹아내릴 정도는 아니었다고 할까.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너 때문에 산다' '너 장가보낼 생각에 벌써 질투 난다' 같은 글을 볼 때면 오버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요즘 아기 모습을 보면 그 느낌이 뭔지 조금 알 것만 같은 느낌이다. 며칠 전에 이모에게서 윙크를 배워왔기 때문.
앞에서 어른이 윙크! 하면서 한쪽 눈을 찡긋 한다. 그러면 아기는 1, 2초 정도 버퍼링이 진행. 그러고 난 뒤 두 눈을 찡긋 하면서 웃어 보인다. 한쪽 눈만 찡긋일 수 없으니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건데, 이게 그렇게 예쁘고 귀여울 수가 없다. 의사소통이 이뤄지니 그런 것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 앞에서 찡긋 웃어 보이는 그 표정이 진정한 킬링 포인트.
한 번 말을 조금씩 알아듣기 시작하자 정말 무섭게 반응이 늘고 있다. 윙크에 못지않게 재미있는 건 짝짜꿍 놀이(?). 짝짜꿍 하면서 박수를 치면 자기도 질세라 두 손으로 박수를 핀다. 그러면서 양손이 생각처럼 맞지 않으면 손깍지를 끼고 '왜 이 손은 안 움직이냐'하는 표정으로 한참을 고민하는데, 이게 또 귀엽다. 그러면 손가락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아빠나 엄마 손이 궁금한지, 옆에 있던 엄빠의 손을 가져다가 한참을 살펴본다.(물론 마지막은 입에 넣기!)
10개월 아기는 보통 한 가지 단어를 오만데 가져다 쓰면서 언어생활을 시작한다고. 우리 아기는 '음'으로 시작해 요즘은 '맘마 맘마'에 제일 빠져 있고, 가끔 이상한 소리도 낸다. 아기가 이것저것 연습하다 우연히 새로운 발음을 낼 수 있다고 하는데, 팔불출 부모님은 '아기가 새로운 발음을 하게 됐다'라고 좋아할 것이고, 그게 아니라도 "와 잘했어!" "대단해" 정도로 화답해주면 좋다고. 육아는 힘들다.
아참, 그리고 아기가 너무 산만한 것 같아 고민이었는데 이 시기의 아기의 집중력은 20초가 고작이라고. 한 장난감을 만지고 놀다가 또 다른 걸 만지고 하는 게 절대 산만한 게 아니고 지극히 정상이라는 것. 다들 쓸데없는 걱정은 덜어두도록 하자. 아기가 인내가 없다고들 욕하지만, 어른들도 생각해보자. 하지 말라는 술 담배 끊지 못하고, 공부해야 한다 일해야 한다 하면서도 못하지 않는가? 아기들에게만 엄격하지 말자. 수신(修身)해야 제가(齊家)할 수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