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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폰더 Feb 10. 2023

사랑고백 2

Prelude

교복 주머니에 손을 깊숙이 넣고

땅만 보며 걸을 때는 

단어조차 어색하고 간질거렸다

고백이라니

사랑이라니


아침 9시에 철학을 논하며

리포트 쓰는 멋에 심취해 있을 때

사랑은 진취적이었다

당당한 요구였고 권리였다

안고 싶다고

안아 달라고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의자놀이에 열을 올릴 때는

사랑도 무료했다

그게 뭐라고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때 되면 알아서 되겠지

아니면 말고


큰 역경으로

당장 내일의 안녕을 확신할 수 없을 때

사랑은 유일한 안식처였다

너라서 다행이야

네 덕분에 버틸 수 있었어

더 힘을 내볼게


높은 파도가 지나간 뒤 

잔잔함이 남은 바다에서

사랑은 온전함이었다

웃음 그 자체

안락 그 자체

행복 그 자체

너랑 있을 때 제일 행복해


물음표로 시작해서

말줄임표로 머뭇거리다

느낌표로 방황하고

마침표로 완성되는

내 사랑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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