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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연희 Oct 13. 2022

모다모다 샴푸가  내 흰머리를 책임져줄까?

제발 그렇게 되면 좋겠다.


어렸을 때 우리 엄마는 마흔에 벌써 흰머리가 많고, 항상 염색을 하셨다. 그런 엄마를 닮았는지, 생각지도 못한 젊은 어느 날에 나도 흰머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것을 아빠에게서 가져왔는데 왜 흰머리만 엄마에게서 물려받았을까. 라고 아직도 철딱서니 없는 투정을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 또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몇 안 되는 일들 중 하나인걸.


내 뷰티 유튜브 채널에는 염색과 헤어 관리에 대한 영상들이 꽤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꽤 오랜 기간 동안 셀프 염색을 거듭하며 겪은 시행착오가 있어서 나누고 싶은 팁들이 많은 까닭이리라. 최근 몇 년 동안은 두 달에 한 번씩 머리의 뚜껑 부분만 오징어 염색하는 것으로 희 머리를 커버하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부터 부쩍 탈모가 두드러지면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보니 잦은 염색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 어느 집사님을 몇 주 만에 뵈었는데 하얀 백발이셨던 분의 머리 색깔이 옅은 브라운으로 바뀐 것이다. 이 남자 집사님은 나 보다 대 여섯 살 더 연장자이신데 젊을 때부터 새치가 많아 유전적으로 일찌감치 백발화되신 경우다. 그 백발과 선하고 호탕한 웃음이 잘 어울리시는 분이신데 한 번도 염색을 하신 적이 없는 분의 헤어 칼라가 바뀌어서 더 놀라웠다.


"집사님, 염색하셨어요? 잘 어울리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더니 "이거요? 아닙니다~ 모다모다 샴푸 썼더니 이렇게 됐어요!"라고 환하게 웃으시며 손사래를 치신다. 얘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샴푸를 쓰신 지 딱 삼주가 되었는데 색상이 이렇게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모다모다샴푸는 한국이 아닌 미국 한인사회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는 제품이기는 하다. 하지만 미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도 아니고 오징어 염색에 별 불만이 없었기 때문에 솔깃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직접 결과를 눈으로 보았으니 이제는 다른 얘기다. 집에 와서 검색을 해보니 아마존에서 30불 대에 판매를 하고 있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한국 화장품이나 먹거리 등의 한국 제품들이 아마존에 정말 많이 들어와 있어서 생활이 여간 편리해진 것이 아니다. 평소에 즐겨 가는 포털사이트에서 입소문을 타는 한국 화장품이 있으면 아마존에서 먼저 검색을 해보는데, 셀러의 숫자가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 입점해 있어서 놀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모다모다샴푸를 덥석 쓰기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최근 나는 도브 비누 하나로 헤어 세척과 바디 세척 모두를 해결하고 있다. 그렇게 된 지 벌써 3년이 넘었다. 그 3년 동안 생리통도 많이 줄어서 없다시피 하고(이제는 폐경에 가까우니 그 덕을 더 보는 듯하다. 생리를 정상적으로 할 때보다 생리가 불순해지는 지금 더 심한 생리통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다) 두피의 세척 감도 훨씬 좋아져서 여러모로 만족하는 중이었다. 샴푸에 많은 화학성분을 최대한 피해서 체내에 흡수되는 독성들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었는데 이제 모다 모다 샴푸를 쓰게 되면 그 부분을 어떤 식으로든 상쇄시켜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염색과 탈모로 이어지는 그 기나긴 노화의 터널을 뚫어볼 용안이 지금 당장은 없기도 하고 모다모다샴푸를 실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굴뚝같아서 단 몇 주만이라도 도브 비누 대신 머리 감는 부분을 양보하기로 했다. 대신 바디샴푸는 여전히 도브를 쓰고 샤워가 아닌 평소에 손, 발 등 신체부위를 부분적으로 씻을 때는 여전히 도브를 사용하는 것으로 마음의 결정을 보았다.



  



어느덧 모다모다 샴푸를 쓰기 시작한 지도 삼주가 되어 간다. 여태까지 느낀 점이 있다면 도브 비누나 다른 샴푸에 비해 세척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점 정도? 나는 이틀에 한 번만 샴푸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그래서 다른 샴푸와 함께 병행해서 한 번에 연거푸 두 번 샴푸 하는 것으로 조정을 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헤어 색상의 변화인데, 새롭게 돋아난 흰머리가 얼마나 도드라지게 하얀지를 감안한다면(정말 한, 두 가닥만 나와도 얼마나 눈에 띄는지) 그럭저럭 눈에 밟히지 않을 정도로는 변색된 것 같다. 그런데 아직은 기존의 잘 염색된 브라운 헤어만큼 완벽하게 염색되는 것 같지는 않다. 아마도 이틀에 한 번씩 샴푸를 하니까 빈도수가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계속 써보려고 한다. 염색과 탈모는 중년 여성에게서 뗼레야 뗄 수 없는 과제인 것 같다. 나의 모다모다샴푸 후기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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