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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스 Apr 25. 2024

미국 치과조무사는 얼마나 받을까

이쯤해서 던져보는, 남들 다하는 월급 얘기.



미국 치과조무사의 호칭과 직급 체계?


미국에서 간호조무사는 'dental assistant'로 불리운다. 공인 시험을 쳐서 자격증을 획득해야만 'Registered dental assistant' 로 부르고 대우해주는 주도 있지만 이런 곳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고 대부분의 주에서는 1~2년 기간의 직업 학교나 커뮤니티 칼리지 내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교육을 이수하면 dental assistant로 불러 준다. 그리고 구직활동을 통해 사설 치과에 고용되어 2년 정도의 실무 경험을 익히고 나면 'DA2(dental assistant 2)' 라 불리우며 경력직 치과조무사로 활동하게 된다.


그렇다면 미국 치과조무사는 얼마나 받으며 일을 할까.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남동부의 한 주에서 현재 DA2 는 대략 시급 $20~$35 을 받고 있다. 많은 치과들이 주 4일 오픈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략 한달에 $2560~$4480(9-5로 하루 8시간 근무할 경우)을 받게 되는 것이다. 만약에 주 5일을 일한다면 그 수치는 또 달라질 것이다. 대부분의 한인치과는 토요일을 포함해서 주 6일을 열심히(?)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수치가 더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오늘짜 환율인 1380원으로 환산해보면 3532800원~6182400원으로 그 임금을 환산할 수 있다. 시급이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의료업 쪽은 직업의 특성상 일하는 시간 동안만 급여가 지급되는 것이 기본 시스템에 깔려 있다. 의사들은 계약 조건에 의해서 연봉 협상을 하지만 그 협상의 기본 골자 역시 시급이다. 이 hourly wage가 한 사람의 직업적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20불에서 35불은 같은 직종 내에서 어찌보면 편차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같은 DA2인데도 시급차가 벌어지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 들이 있다. 일반치과(general dentistry)에 비해 전문치과(specialist clinic) 의료비용이 더 높으므로(다시 말해서 수입이 높으므로) 상대적으로 후한 임금을 지급하는 경향이 있으며, 동시에 일반치과보다 더욱 전문적인 테크닉과 지식을 요구할 수 있다. 신경치료, 임플란트나 구강수술 전문의, 그리고 교정치과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또한 같은 DA2라고 해도 20년, 30년씩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이제 막 DA2가 된 햇병아리들의 급여 격차 또한 무시 할 수 없다. 그리고 미국 치과는 기본적으로 치과의사가 담당하는 영역 외의 모든 부분들을 DA들에게 기대하고 있다. 즉, 작은 규모의 치과일수록 DA가 오피스 매니니지먼트부터 직원관리, 빌링, 리셉셔니스트, 보험 등등의 제반 업무들을 어느 정도까지 감당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렇게 진료 보조 업무 외에 다른 보직을 가지게 될 경우 시급을 더 높게 지급한다. 그래서 경력이 오래된 Head DA를 고용하는 경우 $35 정도를 쉽게 제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수치는 어느 만큼의 가치를 지니는 것일까.


어떤 직군이든 미국에서 그 연봉의 숫자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지역간 생계비에 대한 이해를 탑재해야 한다.

미국은 워낙 넓은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는 나라라 지역에 따라 생계지수의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주마다 다르고, 한 주 안에서도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지수가 또 다를 수도 있다. 뉴욕주의 대도시인 맨하탄과 나이아가라를 코 앞에 둔 버팔로의 지수가 다르듯이 말이다. 한국에서 강남 한복판과 강원도나 전라남도 변두리 도시의 삶이 요구하는 비용이 다르듯이. 물론 치과조무사는 고액연봉을 받는 직종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국 편차의 범위가 근소하기는 하다.


필자가 예로 제시한 남동부 주의 한 지역은 물가 대비 생계지수가 미국 내 평균이며 최근 유입인구가 급속하게 늘고 있는 중대형 도시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 한 가구의 수입이 $100,000 이상이면 한국 기준으로 35평형 하우스와 차 한대 이상을 소유할 수 있는 엔트리 중산층으로 생활할 수 있다. 즉, 한 사람이 dental assistant로 일하며 연봉 $50000(시급 $35로 계산했을 때)을 받고 배우자 역시 $50000 이상의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충분히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DA의 연봉은 이미 캡이므로 시간이 흘러도 인플레이션분 외의 인상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상대 배우자의 임금 인상률이 경력과 능력에 따라 호곡선을 그릴 수 있는 직종이라면 더욱 안정적인 경제상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결혼하지 않고 혼자 지내는 싱글라이프라고 가정했을 때도 연봉 오만불은 한 사람이 경제적으로 충분히 독립할 수 있고 대부분의 중산층이 누리는 생활의 안락함을 어느 정도까지 공유할 수 있는 규모이다. 그 만큼 생계비용이 아주 비싼 뉴욕이나 캘리포니아,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에서 연봉 오만불은 의미 있는 숫자이다.  


 복지 혜택은 어떤 것이 있을까


주 4일 이상을 일하면 보통 full time 이라고 하여 정식직원으로 간주하며 시급 외에 각 치과병원이 약속하는 복지혜택을 받게 된다.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동소이하게 제시하는 혜택으로는 401K 은퇴계좌 지원, 고정 유급휴가, 건강/치과/안과 보험 지급 등이다. 치과이므로 직원을 포함한 직간접 가족에게 기본 단가 수준으로 저렴한 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기본 포함이다. 


미국 치과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업형이 별로 없기 때문에 치과의사가 시술과 비지니스를 겸하는 경영주체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치과의사 한명에 DA 두명 만을 직원으로 두고 있는 소규모 치과도 무수히 많다. 이렇게 규모가 작아지면 복지혜택의 내용은 조금 빈약해지거나 계약 당시 딜을 통해서 협상의 여지가 많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을 받지 않는 대신 시급을 올리거나 은퇴계좌 지원 대신 다른 인센티브를 요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기혼자의 경우 상대 배우자가 직장 의료보험 혜택이나 은퇴계좌 적립 등의 혜택을 받고 있다면 고려해 볼 수 있는 선택사항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건강 및 치과/안과 의료보험 혜택의 유무는 굉장히 중요한 삶의 질의 척도가 된다. 저렴한 국민의료보험이 만연한 한국 실정에서는 숨쉬는 것처럼 딸려오는 혜택인 듯 싶겠지만 미국의 의료비용은 천문학적이어서 부양가족이 있건 없건 보험의 유무는 중요한 문제이다.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직장에서 일한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속에서 '제대로' 된 일을 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dental assistant 직종의 사회적 만족도는 평균점 이상이다.      


미국치과 vs 한인치과?


지금까지 dental assistant의 임금에 대해서 살펴 보았다. 위에 나열한 정보는 현재 보통의 미국 치과에 적용되는 사실들이다. 그런데 같은 미국에 있어도 한인 환자가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한인치과'는 조금 다른 이면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않아도 dental assistant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이 한인치과들을 통해 가능해질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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