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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티 Nov 19. 2024

 인플루엔자- 마약

 인플루엔자- 마약


김민하

  

   아직까지도 기억되고 있을 것이다. 바이러스의 등장 하나로 막혀버렸던 소통의 부재가 안겨준 닫혀버린 문손잡이를 간절히 데우고 있던 그 때를. 2019년도 초등학교 1학년 말에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D와 빅 블랙 큐브 처럼 세상과의 소통을 일시적으로 단절시켰다. 날마다 보도되는 안전안내문자와 텔레비전 및 사망자와 확산자 수는 투명한 벽을 형성시켰고, 우린 효율적으로 대처를 하기 위해 일상에 인터넷이란 거추장스러운 막을 한 겹 더 걸쳤다. 하지만 인터넷과 마스크의 시냅스가 연결되고 있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는 때론 바깥에, 때론 안에 들어와 적응했던 것 같다. 공중목욕탕 밖과 안을 넘나들 때 느끼는 추위가 2시간 동안 목욕탕에 있다 보니, 1시간 동안 바나나 우유를 빨며 밖에서 머리를 말리다 보니 더 이상 춥지도, 따끈하지도 않는 그 정상치에 도달하는 것처럼 오르락 내리락 하는 분위기 속 안과 밖을 누비던 나는 비로소 코로나에 걸린 후에야 두려움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었다. 뉴스에서 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끔찍하고도 암묵적이었던 코로나에 관한 경험을 전달하는 도중 변화하는 그 바이러스에 대한 소식을 들으며 빈틈없이 밀폐되던 난 알 수 없는 진실을 찾고자 여러 기사들을 읽어보았다. 소통의 부재에 가로막힌 비닐을 뜯으며 초조해하던 난 그 새를 참지 못하고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잃어버린 일상을 찾고자, 피지가 생기는 귀 밑을 버리고자. 결국 일상과 함께 돌아온 진실된 나의 의견과 감정을 또 다시 인터넷 창에 적고 있던 그 때의 나는 옳았던 것일까?


  학교에서, 학원으로, 학원에서 집으로, 집에서 태블릿으로 바삐 움직이는 발걸음을 쫓는 시간마다 육체의 한 부분처럼 주렁주렁 달려있던 핸드폰과 이어폰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상일 것이다. 인간의 소통은 구술을 통해 발전되었고, 현재는 기계가 도입된 소통으로 변화했다. 그 기계의 대부분의 비율을 차지하는 핸드폰은 자연과 휴식으로부터 고립된 우리들의 또 다른 세계가 되어 일 분 일초 마다 길을 가는 사람들을 가둬 서로에게 투명인간이 될 수 있게 하는 각자 만의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준다. 핸드폰 속에서 우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댓글과 익명에 올라오는 글과 경험을 통해 멀리까지 소통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닳아 없어지는 배터리의 용량처럼 희뿌옇게 변하다가 아스라이 꺼져 버리는 검은 화면을 통해 비친 자신을 볼 때면 정말이지 쓰잘데기 없는 인간이라고 느꼈을 때가 종종 있을 것이다. 북한 사람들이 굶주리고 험난한, 얼어붙을 것 같은 추위 속에서 합법적인 마약에 의지해 살아간다면, 대한민국 사람들은 몰려오는 졸음 속에서 머리를 박으면서도 공부해야하는 인생과 그 후의 테스트와 시험에 의한 스트레스로 고립되어 합법적인 가상의 세계 핸드폰에 중독되어 살아간다. 핸드폰과 마약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수 많은 우리들은 조금 더 후진적인 삶의 원초적인 원동력과 조금 더 선진적인 삶의 전부에 해당되는 원동력이란 차이로 후진적인 마약을 금지한다. 그런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원래 그런것일까? 인간적이라는 것은 자신의 삶에 의미부여를 하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밝혀내는 것을 일컫는 말인데, 현재 사회에서는 전부가 대학이라는 키워드 하나에 목숨을 걸고 뛰어오르는 이유를 모르는 채 공부만 하고 있으니 숨길 수 없는 인간이니 인간적이다라는 본성 아래  고립된 자신들에게 들어닥칠 문제를 잠깐이나마 잊으려고 마약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엄연한 나의 생각이지만 우린 인터넷의 벽에 갇힌 그 이후로부터 생길 진짜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끼인 기계 때문에 소통의 부재로 인해 마르크스의 인간 소외를 이루고 있는 사실을 받아드리기 어려워 또 다시 인터넷 속의 세상으로 숨어들어가는 것 같다. 우리는 어렵게 노력해서 인터넷에서 나와버리면 눈 앞에  보이는 다른 인간들이 쳐다보는 핸드폰에 대한 짐승 같은 야성 때문에 다시 자신도 인터넷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인터넷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것이다. 더 이상 우리에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옷, 음식, 집 이 아니다. 참담한 스트레스의 장벽 현실에서 빠져나오려면 우리에겐 같이 자아를 밝혀내줄 친구 하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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