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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ICA Dec 12. 2023

다녀왔습니다, 홋카이도 - 6

레일패스로 쏘당긴 일주일

하코다테의 아침은 상쾌했다. 뷰 좋은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아침 바다를 한껏 즐겼다. 이번 숙소는 진짜 만점! 숙소에 있어서만큼은 까탈스럽기로 둘째가라면 서운할 나인데, 하코다테에 다시 오게 된다면 숙소 걱정은 없겠다.



애정하는 고메다커피 매장이 근처에 있으니, 조식은 아묻따 고메다 토스트세또(feat.팥). 인근에 간지 나는 매장들 구경을 하고 하코다테 야마 중턱 구경에 나섰다. 유럽풍이 섞인 건물들이 있는 페리제독 동상 동네를 훑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중턱에서 웨딩촬영 중인 커플을 구경하다 우리도 사진을 좀 찍었다. 샌프란시스코가 떠오르는 언덕은 사진 스폿으로 나름 방구를 좀 뀌는지,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 행렬이 꽤나 이어졌다.


거기 커플 좀 옆으로 나가주시궜어요?


이날도 역시나 파아란 날씨, 기분이 좋을 수밖에. 오르락내리락 동네 구경을 마치고, 진즉 찜콩해 둔 소박한 가정식 식당에서 귀여운데 맛도 좋은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오늘 오후엔 치토세로 이동해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밤을 보낼 예정. 기차시간까진 아직 한 시간 반쯤 남아있길래, 하코다테에서 마지막 커피를 마시러 카페로 향했다. 아마도 여행객들은 오기 쉽지 않을 카페, 로스팅을 직접 하는 바리스타 사장님은 동네에선 꽤나 유명한지 자부심이 뿜뿜. 내어주신 커피도 수준급이었다. 이번 여행 중 마신 커피 중에선 단연 탑티어.


숙소 프런트에 맡겨둔 짐을 찾아 다시 기차에 올랐다. 야무지다 못해 기깔나게 잘 사용한 레일패스가 오늘로 마지막이다. 덕분에 기차 참 많이 탔네, 생유.



기차에선 갑자기 8090 가요에 꽂혀 일과 이분의 일, 인디언 인형 댄스를 추며 왔다. 마지막 밤 숙소는 치토세의 한 호텔. 체크인하고 올라와 짐을 정리하고 창밖을 보니 오렌지 색이다. 오호, 저녁이다.


마지막 날 저녁은 이자카야를 가야지! 비교적 여행객이 없는 조용한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걸 내어줄 만한 이자카야를 고르고 골라 입장. 제대로 차려입은 마스타가 있는 이자카야에 들어가 구글번역으로 전혀 읽을 수 없는 메뉴의 서체에 살짝 당황. 곧 마스타를 불러 간신히 주문을 했다. 마스타는 뭔가 신이 난 것처럼 음식을 내어줄 때마다 잘 알아듣지도 못할 설명을 잔뜩 해줬다.



이타다키마쓰!

음식들은 모두 맛있었다. 맥주도, 하이볼도 달다 달아. 맛있고 즐거운 식사였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결국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대화야말로 인생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 아닌가 싶어 진다. 더불어 선선한 날씨의 산책까지. 더 바랄 게 없네.


호텔에 큰 욕조가 있어서 배쓰볼을 사서 들어가 목욕타임을 즐기고 마지막밤의 수다로 마무리.



이벤트주간인지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이 아미스럽다. 이 티켓은 극성 아미 동료에게 전해줘야지.


신치토세 공항엔 먹을 것도 즐길 것도 많기로 유명하다. 여유가 있다면 공항에 일찍 와서 여러 구경을 하고 쇼핑을 하기에 딱 좋다. 공항 쇼핑을 염두에 두고 여행동안 별다른 쇼핑을 하지 않았기에, 공항에서 짐을 잔뜩 불리고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 여행은 정말 여러모로 편안한 시간이었다. 일행들 덕이기도, 야무지게 골라둔 숙소들 덕이기도, 맛있는 먹거리가 많은 홋카이도 덕이기도 했다. “또 와야지, 홋카이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다짐을 하고, 두 달 뒤에 다시 홋카이도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왔다. 그리고 하게 된 생각은 역시나.



또 갈게, 홋카이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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