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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내 Jul 20. 2021

하고 싶은일을 하며 돈을 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야

여행이 좋아서 비행을 선택했다

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 이랑


이랑 작가님의 책을 읽고 그런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밥벌이'를 한다는건 참 행복한 거구나. 누군가는 좋아하는일이 '일'이 된다면 그 좋아하는게 싫어질 수 있다고 일은 일대로 좋아하는건 좋아하는거 대로 즐겨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어릴때부터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하루에 평균 8시간 자는시간을 빼면 대부분의 시간을 일을 하며 보내는데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들로 하루의 반을 채우는건 참 싫었다. 그래서 나는 찾고 찾았다. 내가 일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일을. 그리고 여행이 좋았던 나는 여행을 밥먹는것처럼 떠나는 일을 선택했다.


여행이 참 좋아서 비행기 타는 일을 선택했다

내가 한 선택이 아니라 이 직업이 나를 선택해준건가 싶을정도로 이 일은 시작하는 것조차 참 쉽지 않았다. 사법고시, 임용고시, 공무원고시에 이은 승무원 고시는 어떤 고시시험에 뒤쳐지지 않을정도로 경쟁률이 높았다. 그런 고시시험에 내가 뛰어들어서 골인을 하고 5년이란 시간동안 함께했다니 이건 정말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다. 맞아, 나는 정말로 운이 좋았고 감사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돌아보면 그 시간들이 참 행복했다. 물론 24시간을 깨어있는 환경에서 제 정신이 아닐때도 참 많았고 회사가 싫다 손님이 싫다 투덜거리는 날도 많았지만 나는 비행을 하는 그 순간들이 참 즐거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을 하면서 돈을 벌수 있다니 이런일이 또 있을까 싶을정도로 천직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여행을 하면서 돈을 버는 좋은점만 있는건 아니지만 승무원으로 일하며 나쁜점들이 이 두가지 장점으로 다 커버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만족했고 감사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반짝반짝 빛났던 시절을 떠올려본다면 나의 이십대의 끝자락 한창 비행을 열심히 했던 그 시절이 아닐까 싶다. 잠을 못자고 푸석푸석해진 피부에도 나는 항상 반짝반짝 빛났었으니깐.


잠 못자고 힘들었지만 내가 가장 반짝반짝 빛났던 비행소녀 시절

그리고 비행을 쉰지 어언 1년째, 앞으로의 미래는 나도 너도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언젠가 떠나보내야 할수도 있는 이 직업을 마음으로나마 떠나보내는 준비를 하고 있다. 나는 그만하고 싶지 않다고 붙잡고 있어도 그런 상황이 온다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려놓아야 할테니깐. 이제 투정은 그만, 현실을 받아들이자. 그 동안 나는 충분히 즐겼고 그런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다. 앞으로도 내가 좋아하는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삶을 살지 못하더라도 일생에 한번즘은 이런삶을 살았다는거에 감사할 수 있겠지.


앞으로의 나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수 있을까. 참 욕심없고 돈모으는거에 1도 관심없는 내가 돈돈 거리니 참 웃기긴 하지만 요즘은 정말 그렇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내 밥벌이도 못하고 있는 내가 조금 한심해 보이기도 하는 요즘이라서 그런가. 메일이며 쪽지며 날라오는 광고글들에 솔깃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돈이 다는 아니지만 살아가는데 있어서 참 중요한 일 중 하나라는것을 미치도록 깨닫고 있는 요즘 나는 아직도 '좋아하는 일'과 '수익원'이 함께가는 그 이상을 쫓느라 지금 여기에서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 다시 볼수 있겠지- 비행기, 공항, 그리고 노을지는 하늘

싫지만 '어쩔수없이' 해야하는게 내 일이 된다면..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마음은 많이 힘들겠지만 그런 상황이 온다면 나는 있는 힘껏 받아들이리라. 나는 그 동안 행복한 기억들로 한순간을 멋지게 즐겨냈으니.

 "Life is a box of chocolate.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인생은 초콜렛상자와 같다. 어떤 초콜렛을 먹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항상 맛있는 초콜렛만 먹을순 없는법이니깐. 살짝 슬프고 우울한 글이지만 이게 현실이라면 뜨겁게 받아들이자. 언젠간 맛있는 초콜렛을 먹을 수 있는 그 날은 꼭 다시 올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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