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메달

뭐 그렇게 대단한 걸 이룬 것도 아닌데

자꾸만 나를 추켜세우네

내가 메달을 손에 쥐어본 적이 있었나

나는 횡단보도의 급박함도 이기지 못할 만큼

달리는 것을 안 좋아하던 사람인 걸

그래, 나로서는 나름 대단한 결과였네

처음은 늘 두려움이 서려 있어

완주만 하자는 목표뿐이었지만

그래, 우리는 늘 두려움을 넘는 존재

그것도 생각보다 가뿐히 넘어버리는 존재

그러니

just do it이다

두발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거다

발목이 욱신거리고 숨이 가쁘고

내 자세가 엉망이란 걸 알고 있어도

고통은

힘들어도 꾸준히 달리던 때가 아닌,

힘껏 달리다 지쳐서 잠시 멈췄을 때

그때, 시작되었다

삶은 참 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