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가 나를 옭아매더라.
나무 기둥에 기생하면서 끝도 없이 오르는, 학교 중앙도서관 앞 주황빛 능소화처럼.
예쁜 모습, 이상적인 모습, 타인이 좋아할 것만 같은 정답의 모습을 끝도 없이 피워내는 모습 때문에 내 기둥이 가려지는 것만 같았다. 좋아하는 마음이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될 수 있다는 본능은 이해가 되지만, 나는 왜.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드러내는 데에 약해질까.
기둥 주 바랄 희
기둥이 되길 바란다는 엄마의 마음이 이렇게 깊었나
가면을 깨트리자, 깨트려 보자
잘 보이고 싶다는 욕심을 덜어내자
너무 많이 사랑받으려 하지 말자
사랑을 주고자 하는 마음만은 온전히 두자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감히 내가 나를 살아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