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에 청바지 입고 가는 학부모 참여수업

사남매맘의 우당탕탕

by 사남매맘 딤섬

기다리던 아이들 학사 일정이 나왔다.

'재량 휴일이 왜이리 많은 거야' 투덜거리면서 다이어리를 꺼내들었다. 올해도 여름방학은 3주고 겨울방학은 길고 길었다. 겨울 방학이란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온다. 상담주간, 방과 후 교실 신청기간과 수업 기간을 다이어리에 빼곡해 적어 나갔다. 아차 하는 순간 잘 놓치는 1인이라... 매번 다이어리에 꼼꼼히 적어둔다.


3월은 워낙 변수도 많고 일정이 주구난방이라 정신이 1도 없다.

정신없이 다이어리 하나 들고 이리 뛰어다니고 저리 뛰어다녔더니 벌써 다이어리 앞부분이 너덜 너덜 하다.

월요일 아침 '이번 주는 아이들 일정이 어떻게 되지? ' 하면서 다이어리를 펼쳤다. 월요일에는 주간 일정을 한번 쓱 본다.

수요일 [학부모참여수업] 이 눈에 확 띄였다. 난 왜이렇게 빨간 동그라미를 마구마구 해놨을까.. 절대 잊지 않겠다는 의지였을까?

피식

'나도 참 ..' 웃음이 나왔다.

올해는 3월에 학부모 참여 수업이 있었다. 작년에도 3월에 했었나? 생각이 1도 안난다. 왜이리 기억이 가물 가물 한지 모르겠다. 했겠지....

늘 학부모 참여 수업에 가면 정장이나 깔끔한 옷을 입고 구두 신으신 분들이 많았다. 개성 있게 입고 오신 분들도 있고 아기를 안고 오신 분들도 있었다. 처음 학부모 참여 수업에 갔을 때는 신기했었다. 참여 수업이라고 해서 편하게 입고 갔는데 그러면 안 되는구나.. 싶었다. 처음 두 아이 참여 수업을 갔을 때는 구두를 던져 버리고 싶었다. 나처럼 왔다 갔다 하는 엄마 몇 분이 계셨는데 그분들은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교실에 서있는 학부모와 움직이면서 보는 학부모의 모습은 달랐다. 완전 달랐다.

그 뒤 몇 년간 나는 교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학부모 참여 수업에 참여를 했다.


올해의 나는..

전체적으로 좀 얇고 움직이기 편한 옷을 입었다. 원피스나 치미가 입고 싶었지만 고이 옆으로 밀어 두고 바지를 입었다. 마지막으로 운동화 끈은 단단히 묶었다. 최대한 단정히 보이면서 움직이기 편하게 입고 싶었는데 편해만 보여서 걱정이 됫다. 목 늘어난 티 안 입은게 어디야 .. 라며 스스로를 토닥였다. 옷보다는 세 아이 발표 보고 한번 더 눈 마주치는 걸 목표로 삼았다.

1시부터 학부모 참여수업이라 10분 전 도착을 목표로 집에서 출발했다.

일부러 밥도 든든히 먹고 초콜릿도 주머니에 넣었다.

2명도 힘들었는데 셋은 어떨까?? 기대감 뒤에 애들 발표하는 모습 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확 밀려왔다. 발표할 때 엄마를 먼저 찾는 둘째가 제일 걱정이 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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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를 완벽하게 한다고 했는데 먼가 허술해 보이는 엄마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올해도 다들 차려입고 참여 수업에 오셨다 아빠들도 많이 보였다. 부부가 다 오신 분들이 많은지 1학년 교실은 발디딜틈 없었다. 아이들 한 2배 정도 되는 학부모들이 서 있었다. 6학년 교실은 반조금 안 오신 것 같았다. 도착하자마자 아이들 눈 마주치며 인사부터 한명 한명 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같이 뛰어다니는 엄마가 몇 분 계셨는데 올해는 많이 보이지 않았다.

1층에서 5층이라..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딱 3번만 왔다 갔다 하자 마음먹고 움직였다. 셋째가 계속 엄마를 쳐다봐서 당황하긴 했지만 틈 봐서 빠르게 둘째에게 갔다가 첫째에게 갔다가 다시 셋째에게 왔다. 예상보다 1번 더 움직이긴 했지만 무사히 아이들 발표하는 것까지 다 봤다.

처음부터 외투를 벗어서 손에 들고 있었는데도 땀이 나고 '헉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1층에서 5층까지 4번 정도 왔다 갔다 했다. 서류 가져다 드릴께 있어서 끝나고 한번 더 위층으로 올라가는데 이건 아니다 싶은 기분이 들었다. 조금 늦게 움직여서 인지 서류 드릴 때 담임선생님과 간단한 대화도 나눌 수 있었다. 1학년은 엄마들이 너무 많아서 담임선생님과 대화하는게 쉽지 않았는데 6학년은 담임선생님과 (개인적으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학부모 참여 수업 후]

아이 수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나에게 남은 건 '힘들다' '체력을 키워야겠다'였다. 발표 타이밍 맞춰서 이동하느라 아이 발표를 듣고는 있지만 제대로 듣지를 못했다.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내년에는 제대로 들을테야 다짐하지만 늘 똑같다. 내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더 난리일 텐데.. 벌써 걱정이 된다.

학부모 참여수업은 1시간인데 나는 완전 녹초가 되었다. 허벅지가 아파서 파스도 붙였다

아고 힘들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학부모 참여 수업은 몇년간 계속 이상황일 것이다.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이 크면서 좋아지겠지? 다둥이네가 나만 있는게 아닐텐데 .. 다른 집은 어떻게 하는지 너무 궁금하다. 넷 이상 키우시는 분들 많을 텐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실까??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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