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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월필름 October film Feb 25. 2021

한 잔의 차와 여유가 그리울 때 봐야하는 영화

다큐멘터리스트가 보고,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티 타임(Tea Time)은 칠레의 한 영화 제작자인 Maite Alberdi 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감독인 그녀는 그녀의 할머니와 친구들이 매년 티 타임을 위해 정성스레 베이커리를 준비하고, 

티를 우려내는 과정을 보며 자란다. 


그런 그가 할머니와 친구들이 차를 내리며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가치를 발견한 것이다. 


"이 의미있는 만남을 기록해서 영화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그렇게 우리는 그저 흘러갈 수 있었던 소중한 누군가의 시간이 '티 타임(Tea Time)'이라는 

기록 영화로 세상에 남겨졌다. 

 


할머니들에겐 차를 우리고 베이커리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식과도 같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모이는 인원이 줄어갈때면 

올해 겨울도 무사히 넘겼다며 축하하는 말이 우려진 차와같이 진한 여운이 감돈다. 

 


집 모양의 차집이 차 속으로 퐁-당 빠진다. 

꽃차가 서서히 우러난다. 



우려진 차로 비춰진 할머니의 모습 



이 영화의 이미지적 특징은 대부분의 컷들이 망원렌즈를 활용한 줌인 된 컷들이라는 것. 

이렇게 줌 인(Zoom In)된 화면을 계속해서 쓸 때 장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장점>

1. 확실히 이미지가 예쁘게 보인다. 특히 음식의 컷들은 더 그러하다.
2. 시네마틱한 영상 연출 효과가 가능하다.  
3. 이미지의 집중을 통해 감성적 & 간접적인 의미 전달이 가능하다.
->할머니들의 미묘한 감정선 표현
4. 이미지의 미니멀리즘을 통해 색 통일이 용이하다. 
5. 피사체와 시청자의 사이가 밀접하게 느껴져 상황 몰입이 좋다. 
-> 할머니들과의 티타임에 함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단점>

1. 줌 인된 컷의 연속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칫 답답한 느낌을 준다. 
-> 우리가 눈을 통해 모든 물체를 하루종일 가까이서만 보고 있는다 상상하면 이해가 쉽다. 
2. 스토리 텔링(기-승-전-결)의 구성이 어렵다. 



이처럼 할머니들은 차와 케익을 사이에 두고 누구라도 질까 서로에게 질문을 퍼붇는다.  

영화는 할머니들의 질문을 따라 흘러간다. 

어느새 저 테이블에 껴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날 발견했다. 



차와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할머니들과의 유쾌한 수다 테이블에 초대하고 싶다. 

영화를 보기 전 차와 케익을 꼭 준비할 것! 



영화 전체적으로 느낀점을 분석해보자면,

 

사운드


줌 인된 컷들의 연속때문인지 감독은 사운드에도 굉장히 힘을 쓴 느낌이 들었다. 

청각적인 효과가 시각적인 효과를 넘은 느낌이랄까?


예를 들어, 차를 따르는 소리 / 베이커리를 준비하는 소리 / 또각-또각 걷는 소리 / 

자명시계 소리 / 등 이 영화에서 사운드는 몰입도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색감


전체적으로 따듯하고-빨갛고-주황색의 채도 높은 이미지는 음식의 색을 더 돟보이게 해줬다. 

그리고 따듯하고도 감성적인 느낌을 살려 영화의 내용을 잘 나타냈다.


연출에서 아쉬운 점  

메인 캠, 서브 캠의 화질 및 색이 상이해서 아쉬웠다. 

또 영화가 매 해의 기록에 따라 색감과 화질이 조금씩 달라지는 게 보여서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첫 해의 화질과 색감이 제일 예뻤다. ) 


구성에서 좋은 점  

테레사 할머니의 편지 읽어주는 씬

마지막 떠난 테레사 할머니의 편지를 친구들이 읽어주는 씬 


구성에서 아쉬운 점 

할머니의 편지나, 할머니의 딸 연주 부분에 더 초점을 맞췄더라면 어땠을까? -> 충분히 감동적인 면모를 끌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다.


마지막으로 

 전체적으로 영화는 책과 마찬가지로 내 머리를 도끼로 내려치는 것 처럼 확-와닿는 가르침이나 교훈이 크면 클 수록 나에게 좋은 영화라 생각된다. 

 또, 영화를 보고서의 '나'와 영화를 보기전의 '나'는 다른 사람이 된 거 같은 느낌이 들 때, 

 영화는 사람들에게 소위 '인생 영화'라고 느껴지는 것 같다. 


이 영화는 그런 의미에서 내게 도끼가 되진 않았지만 

잔잔하고 따듯한 누군가의 일상을 훔쳐볼 수 있는 그런 영화였다.

 

영화 내용이 '죽음'이나 '우정'에 더 깊이 파고들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한 잔의 차와 케익이 그리운 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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