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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올프체스키 Mar 24. 2016

스타트업 햇병아리의 스타트업 리뷰 #1

스타트업의 좋은 점

'스타트업'이라는 분야에 오래도록 흥미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지인이 없고, 글로만 정보를 습득할 수밖에 없었기에 일종의 '동경'하는 불특정 집단과 같은 나에겐 그런 곳이었다. 왠지모르게 단어만으로 두근거림을 줬지만 나는 생각했다.

난 스타트업이란 곳과 인연이 없겠지...

그런 내가 스타트업으로 새롭게 취업을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성장에 오른 스타트업 외에 많은 스타트업 기업은 규모도 작고 외부에 알려진 곳도 없기에 다소 과소평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에 취업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곳에 가고 싶었다. 불확실에 나를 맡기기엔 나란 놈은 그렇게 모험적인 성격이 아니었다. 그런데 소규모 스타트업에 정신을 차려보니 오게됐고 지금 이런 글을 쓰고 있다. 정말이지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다...


아직 한 달도 안 됐기에 지금 회사에 대해 쓰는 것도 어떻게 보면 웃기겠지만, 아무것도 모르기에 날것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하나하나 써내려가고자 한다. 오늘은 스타트업에 취업하게 되어 좋은 점에 대한 이야기다.(확신은 없지만, 앞으로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과 그 외의 다양한 이야기를 쓰게 될 것 같다.)


얼마 되지 않은 티가 팍팍나는 반짝반짝한 내 공간.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역설을 이렇게 느끼게 되다니...


지금의 회사에 다니기 전까지 공식적으로 보자면(6개월 미만, 인턴, 알바 등의 경험은 빼고) 두 곳의 회사를 경험했다. 뭐 어디가서 경력이 있다고 자랑할 그런 경력은 아니지만 어쨌든 두 곳 모두 어느 정도 분야에서 오래되었고 사람들과 만나서 회사 이름을 말하면 아는 사람이 좀 있는 그런 곳이었다. 그곳에서는 'R&R(Role&Responsibility)'이 다소 명확했고, 내가 맡은 일에만 집중하면 됐다. 다소 어긋난 일들을 해야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회사에서의 내 업무는 명확했다.


'마케팅'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나는 내가 아는 것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내가 아는 것도 모르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알게 될 것 같아졌다. 이전에는 이런 메타인지적 관념 자체를 생각도 못했는데... 워낙 좁은 범위의 마케팅을 담당했기에 그렇겠지만(그렇다고 이전 직장의 업무가 하찮다는 것은 아니다.) 어쨌든 광범위한 마케팅의 A to Z를 하게되니 어찌나 다행인지... 나처럼 기초지식 없이 뭣모르고 마케팅을 시작한 사람에겐 정말이지 이곳에 오게 된 게 참으로 잘된 일이다.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만 하는'(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스타트업은 그런 곳이다.(좋은지 나쁜지는 개인에 따라 다르겠다.)


왠지 스타트업은 회의가 이럴 것 같았는데... 정말 이런다!!!(출처_Statup Stock Photos)


이곳에 오니 아침이 달콤해졌다.


지금의 회사에 오면서 가장 좋은 점은 출퇴근 시간에 대한 압박이 덜해졌다는 것이다. 요즘 스타트업의 하나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유연한 출퇴근이 아마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한다. 다른 곳처럼 자율 출퇴근까지는 아니지만, 기본 10시 출근 7시 퇴근에 월요일은 11시 출근 금요일은 5시에 퇴근한다는 게 생각보다 더욱 더더욱 달콤하다. 이전까지 회사들과 한두 시간 차이이지만 이렇게나 아침에 여유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집과 회사가 가까워서 여유있게 집에서 나와도 시간이 넉넉하다. 허겁지겁 출근하던 내 모습이 사라졌다. 대신 달콤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신문, 책으로 아침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난 그냥 이것만으로도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을 이렇게 시작하니 삶의 질이 달라지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얼마나 됐다고...)


그럼 퇴근은 어떠냐고? 아직까지는 정시퇴근을 지켰지만, 바빠질 때는 아마 각오를 해야할 것 같다... ㅎㅎ;;


출처_Statup Stock Photos

개인의 발전을 간절하게 원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직원 개인이 발전해야 회사가 발전한다는 마인드가 특히 강하다는 것. 그것도 정말로 눈에 보이게 개인의 발전을 요구하고 그럴 수 있다면 어떻게든 지원을 하려는 준비가 갖춰져 있다. 어떻게 보면 일당백을 요구한다는 점이 부담이고 단점일 수 있지만, 인생을 길게 본다면 아주 좋은 기회가 저절로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 회사에서 내가 배울 수 있고 뽑아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뽑아 먹고 3~4년 후에 더 크고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하거나 창업을 할 수 있는 직원을 만드는 게 목표라는 대표님의 그런 마인드가 멋지다고 생각한다.(그니깐 그정도로 역량을 발전시켜 회사에 도움을 주라는 속뜻...ㅋ)


적어도 사람과의 스트레스는 있을 수가 없는 곳.


이곳에 와서 본 대표는 '보스'가 아닌 '리더'다. 전달식 명령이 없다. 무엇을 하기 전 의논을 요청하고 결정은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도록 대표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문제점을 발견하려 한다. 그곳에서 나도 몰랐던 문제점과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한다. 얼마 안 된 이곳에서 이런 업무 방식이 벌써 몸에 익어간다. 덕분에 나도 의논하고 싶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아무 부담없이 찾아가 요청한다.


대표와의 관계가 이런데 업무에 있어서 직원들과의 스트레스가 생길 수 있을까? 난 뭐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벌써부터 애사심이 생기려 한다. 이전 직장에서 사장이 어떻게 회사를 망칠 수 있는지 아주 제대로 느꼈기에 여기는 아주 천국이다~(거긴 무슨 우리 아버지 세대 때에나 들어봤을 사장이 있었다... 사장이 아니라 조폭 두목 같았다지...)


막상 좋은 점을 쓰려고 하니 두서도 없었고 뭘 더 써야할지 모르겠다. 위의 내용들이 과연 얼마나 좋은 것인지 그리고 모든 스타트업이 이렇지 않다는 것도 알 것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오늘 쓴 글은 정말로 그냥 내가 느낀 장점에 대해서만 극대화시켜 말해봤다. 장점이 있는만큼 크리티컬한 위험이 있는 곳도 스타트업이라는 것은 부정하지 못하지만, 난 좋은 것만 보며 살아가고 싶다.


적어도 스타트업이란 사회에서 정한 모법답안을 찾는 곳이 아닌 모법답안도 바꿔보고자 노력하는 매력적인 곳 아닐까?


다음에는 단점에 대해서도 균형있게 써보도록 하며


에필로그

회사의 위치와 주변 여건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우리 회사는 다양한 메뉴의 구내식당 밥을 공짜로 먹고 커피도 단돈 천 원에 마실 수 있는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다지.(맘만 먹으면 일주일 '만원의 행복'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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