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는 구강 바닥에서 입안으로 튀어나온 근육성 기관으로, 맛을 느끼고 말을 하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사람이 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면 그 삶은 색채를 잃을 것이고, 말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채워질 수 없는 깊은 고독과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만큼 혀는 인체에 없어선 안될 아주 중요한 기관이다.
이러한 점에서 키스라는 행위는 참 신기하다. 혀 본연의 미각 기능과 구음 역할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저 서로 뒤엉키기만 하는 것이다. 느낄 수 있는 맛이라곤 서로의 가장 마지막 식사의 잔재,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음 음 뿐이다. 얼마나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가.
하지만 키스는 결국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생산적인 행위로 가는 필수적인 단계들 중 하나이며, 다른 혀의 기능들과는 달리 홀로는 할 수 없기에 비로소 인간이 인간으로 남을 수 있는 가장 사회적인 행위이다.
"생산성과 효율성이 중시되는 현대의 사회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모두가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이 '키스'라는 행위의 존재 자체가 인간 내면에 내재된 사랑의 증거"라고 생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