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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날 Sep 19. 2021

[독서일기]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정여울

모든 사회적 의무에서 잠시나마 벗어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이것이 심리학에서 말하는 '봉인'이다. (중략) 아름다운 인증샷을 찍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나 자신과 만날 수 있다는 것, 나의 가장 깊은 나다움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가장 좋았다. 나에게는 그게 여행의 진짜 의미였다. 나 자신의 깊은 셀프, 무의식의 가능성과 만났던 것이다. 47p


정여울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내가 추구하는 여행을 만날 수 있어 설레임을 느낄 수 있고, 끊임없이 내 안의 나를 만날 수 있도록 위로해주기도 한다. 나는 요즘 심리학이 궁금하다. 마음속을 공부하면 엄마로서 아이의 마음도 조금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고, 인사담당자로서 직원들과의 면담도 수월해질 것 같았다. 그리고 나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져본다. 책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내면아이를 만날 수 있었다는 정여울 작가가 내 안의 슬픔도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인생이란 상처를 극복한 마음의 나이테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나를 응원해준다.


# 나에겐 감당하기 무거운 뒷담화

잊을 만하면 블라인드가 시끌시끌하다. 때로는 이번처럼 인사부서가 아닌 직원이 타깃이 되기도 한다. 나를 욕하는 것도, 우리 팀을 욕하는 것도 아닌데 내내 신경이 쓰이고, 마음의 불편함이 딱지처럼 따라다닌다. 가만 생각해보니 나는 이런 뒷담화가 늘 불편했다. 사람들과 누군가의 뒷담화를 주고 받으면 에너지가 떨어지는 것이 느껴지고, 돌아서면 후련한 것이 아니라 '괜히 말을 많이 했네'라는 후회감이 밀려왔다. 뒷담화는 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제 3자의 입장에서 귀만 열어두고 있는 것도, 누군가에게 뒷담화의 대상이 되는 것도 모두 불편한 일이다. 해외 여행을 가면 낯선 언어의 이유에서인지 안 좋은 기사, 안 좋은 뉴스, 안 좋은 소식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 심리적인 여유를 찾을 수 있었던 것처럼, 나는 작가가 이야기하는 '봉인'을 그렇게 이해해본다. 누구의 생각도 나를 방해할 수 없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그렇게 의적으로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 나를 지탱하는 힘은 읽고 쓰는 것

읽고 씀으로써 우리는 분명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 끊임없이 읽고 쓰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때, 끊임없이 도구적 언어를 창조적 언어로 변형시킬 때, 우리는 자기 안의 내적 자산, 그러니까 '스스로 치유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193p


반복되는 루틴 안에서 의식적으로 시간을 쪼갠다. 책을 읽고, 책을 읽으면서 가진 생각을 독서일기로 쓴다. 때로는 좋았던 기억이, 때로는 아팠던 상처가 책과 만나 나의 독서일기가 된다.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새롭게 만나는 책은 나의 생각을 알아차리게 하기도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기도 한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고 응원하며 나에게, 나와 만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그런 고민을 책 속에서 만날 수 있어서, 마음의 위로를 가지기도 하고, 나를 위한 응원의 다짐도 해 본다.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읽고 쓰는 시간은 그렇게 나에게 '봉인'이 되었다.


#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건강한 마음은 아예 상처를 받지 않는 무심함이나 둔감함이 아니다. 오히려 언제든지 상처를 쉽게 받을 만큼 예민하면서도 동시에 언제든 상처로부터 자신을 끄집어낼 수 있는 용기와 유연성이 존재하는 상태가 낫다. 강철 같은 완고함보다는 고무줄 같은 유연함이 훨씬 더 건강한 마음 상태다. 19p


인생을 살아낸 시간의 길이와 관계없이 상처에 대한 경험은 모두에게 있겠지만, 상처의 무게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무거워짐을 느다. 운동을 오래 하면 근육이 단단해지듯이, 마음을 할퀴는 상처의 경험이 많을수록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지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가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냥 삼키고 그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고만 생각을 했었다. 혼자서 울고 있는 나의 내면아이와 마주할 수 있는 용기, 내 안의 상처 입은 내면아이를 가만히 을 수 있는 마음의 면역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때 비로소 내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지는 내적 성장을 시작할 수 있는 '봉인'이 되리라.


2021.09.19. 어른이 되어가는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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