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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우 Dec 18. 2024

고양이 목소리에 대한 고찰

인간에게 전하는 특별한 표현

고양이의 목소리를 한글로 표현한다면 '야옹'이다. 고양이들의 목소리는 가지 각색이고 심지어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들었다. 고양이가 내는 소리는 사람과 소통할 때만 쓴다는 것이다. 고양이 저들끼리는 몸짓이나 냄새로 소통을 하지만 사람과의 소통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이용한다는 것. 

이 얼마나 귀엽고 재미있는 일인가.


우리 집에 있는 고양이 세 마리는 모두 특색 있는 소리를 내는데 재미있는 것은 세 마리 모두 얼굴이나 성격과는 전혀 정반대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외모 보면 어느 정도의 목소리가 예상이 되지만 고양이들은 다르다.

야옹 소리를 직접 듣기 전까지 고양이의 목소리를 전혀 가늠할 수 없다.


신생아를 키우는 나는 방묘문을 설치하고 방출입을 금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건 겨울이다.

겨울이는 임신하기 전부터 항상 내 배 위에 올라와서 자거나 내 머리칼을 씹어먹거나 부비부비하는 걸 좋아하는 그야말로 개냥이. 사람을 좋아하는 고양이다.


방묘문을 설치하니 겨울이는 있는 힘껏 목소리를 내고 울기 시작했다. 본인의 공간과 부비부비하고 싶은 엄마를 갑자기 잃었으니 얼마나 슬플까.

아기도 울고 겨울이도 울고 한동안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재미있는 건 방묘문을 향해 억울한 소리를 내 겨울이는 나와 눈이 마주치면 자기 아기 고양이 같은  귀여운 소리로 한다는 거다.

어떻게 저렇게 바로 목소리를 바꿀 수 있지?

역시 고양이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생명체다.


눈이 마주치면 내는 귀여운 소리귀엽기도, 안쓰럽느껴지기도 했다.

겨울이는  오랜 시간 동안 수시로 변하는 목소리로 묘문 앞에서 울었다.

방에 들어오고 싶은 겨울이와 코코



우리 집 1호 고양이 코코는 거대고양이다.
우리 집에 오는 손님들은 임신을 한 거냐고 묻고 코코가 남자아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이렇게 큰 고양이는 처음 본다고 한다.

털색 어둡고 몸에 비해 얼굴이 작아 거대한 몸은 근육질보이기도 한다.

거대 고양이가 내는 목소리는 생각보다 가냘프다.

묵직한 저음을 낼 것 같이 생긴 코코의 목소리는

귀를  기울여야 들을 수 있다.

어떻게 저런 몸에서 저런 가냘픈 소리가 나올 수 있는 거지?

육중한 몸! 얼굴은 최고 미묘! 코코


코코는 성묘가 되어 나를 만나게 됐다.

코코를 보호하고 있보호자는 코코 목소리가 병아리처럼 귀여워요라고 했다.

처음 만난 날 코코는 귀여운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외모로 나를 만났지만 그 귀여운 목소리 듣기 위해 며칠을 기다렸다.


봄이는 우리 집에서 유일한 여자 고양이다.
제일 어리기도 하지만
제일 당차고 영리한 아이다.

봄이 목소리는 아주 허스키하다.

코코에게서 들을 법한 목소리로 묵직하게 '캬옹캬옹'하며 목소리를 낸다. 

겨울이 와 코코 모두 귀여운 소리를 낼 수 있지만 봄이에게서는 귀여운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봄이는 본인이 원할 때만 다가오고 평소에는 사람에게 곁을 주지 않는 제일 고양이다운 용맹한 고양이다.

강한 봄이. 목소리도 강렬!


고양이 세 마리의 목소리를 동시에 듣고 싶다면 츄르를 뜯는 것이다. 각기 다른 목소리로 야옹야옹 캬옹캬옹 리가 난다.


목소리 큰 고양이한테 먼저 주는 건 아닌데 말이다.

오늘도 나의 세 고양이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귀 기울여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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