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효율이 극도로 낮은 배터리다.
많이 먹는다.
그리고 쓸데없이 하루에 얼마라도 걸어야 한다.
많이 먹으면서 충전한 에너지는 아내에게, 아이들에게, 내 인생에 골고루 분배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
인생에서 방전을 겪으면 그렇게 된다.
이제 20대처럼 100% 충전이 되기는 어렵다.
그래도 살아나간다.
가족과 친구라는 존재는 나와 전기가 통하는 사이다.
내 인생은 '나'라는 배터리 말고도 가족, 친구와 같은 수많은 배터리들이 병렬로 연결되어 있다.
내 용량이 이제 100%가 아니더라도 내 인생은 그들이 주는 에너지와 함께 기어서라도 나아간다.
그리고 그 전기 신호를 주고받으며 완전히 방전이 될 때까지 웃고 울고 화내고 즐기며 살 것이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