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의 청년층 직원은 20대 2명, 30대 2명이 전부입니다. 그마저 외국인 2명을 포함한 수치입니다. 그래서 정말 바쁜 시기에는 일용직 인력을 고용하는데요. 지난달과 이번 달에는 더 자주 일용직 근로자를 불렀습니다. 역시나 외국인뿐입니다.
보통은 중앙아시아 쪽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요. 고려인의 후예가 많습니다. 우리와 생김새가 똑같습니다. 온갖 바디랭귀지를 통해 작업을 지시하고 중간중간 제품을 점검하는 게 제 일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하는 일은 따로 있어서 일용직 근로자들과 일을 할 때면 조금 정신이 없습니다.
일을 할 때는 딱히 말을 걸진 않습니다. 쉬는 시간 잠시 커피 한 잔 할 때 넌지시 국적을 물어보거나 이름을 물어보는 등 잡담을 나눴습니다. 회사로 자차를 끌고 온 친구한테는 "차가 멋지다. 돈 많이 모았나 보네?"라고 말하니 저 보고는 "당신은 쥡이 있좌나~"라고 하더군요. 머쓱했습니다. 아직 베란다랑 화장실만 내 거라고 말하려니 못 알아듣겠다 싶어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고려인이라고 본인 입으로 얘기를 하니 뭔가 대견해 보였습니다. 카자흐스탄 출신이라던 고려인 친구는 쉬는 시간에 3살짜리 딸 사진을 보여주더군요. 나는 아들 하나 딸 하나 있다니까 부럽다고 하더라고요. 나는 그 친구가 타고 온 신형 쏘렌토가 더 부러웠는데 말이죠. 이렇게 일하면서 친해지게 돼도 일용직은 일용직입니다.
오늘 하루가 지나면 또 언제 볼 지 모르는 사이죠. 그래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사람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리고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는 걸 매번 느낍니다. 개중에도 게으른 친구가 있고 부지런한 친구가 있으며 못 돼먹은 녀석도 있는 반면 순둥순둥한 친구도 많습니다. "어떤 나라 애들 성격이 다 똑같이 어떻더라"가 아니라 한 명의 사람으로서의 캐릭터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무던히 노력 중입니다.
*잡생각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외국의 시각도 다르지 않겠죠?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한국이라는 나라 전체가 퇴보했다고 보는 국가는 없을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세력이 있다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앞에서 열심히 끌어당기는 사람도 분명히 더 많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