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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써니 Nov 02. 2023

몸의 언어에 귀 기울이기

몸하고 안 친한데...

자기 몸을 진정으로 존중할 때만 몸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자신의 적과는 진정으로 소통할 수 없는 법이다

- 헤리엇 러너


‘행복’은 왠지 정신 상태에 가까워 보인다. 이유 없이 기분이 우울할 때는 사고방식의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생각을 바꾸기 위해 애썼다.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어 좌절스러울 때 의외로 한 번의 산책으로 기분이 풀리는 경우가 흔하다. 어쩌면 감정은 마음의 언어보다 몸의 언어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인스턴트 음식을 먹으면 성격도 급해지고 감정이 불안정해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 현상 유지라도 되면 좋겠지만 고여있는 물이 썩듯이 현실 안주는 정신상태를 썩게 한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을 지키고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위해 새로운 호기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해야 하고 책도 많이 읽고 이런저런 수양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이렇게 없는 시간을 쪼개가면서 글도 쓰고 하는 것 같다. 나는 정신줄이 끊어지지 않기 위해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몸에는 너무 신경을 안 쓰는 게 문제다. 아직 크게 아프지 않아서 정신을 못 차린 것인지.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약간의 집안일을 하고 나면 만사가 귀찮다. 졸리면 눕고 맛있는 거 먹고 특히 저녁 폭식이 문제다. 점점 몸무게는 늘어만 가는데... 예전에 잘 입던 옷이 쪼일 때마다 마음에 빨간불이 켜지지만 그때뿐이다. 그나마 몸 져 눕지 않는 비결은 강제로 주어지는 출퇴근길 고행길 덕분에 약간의 점심 산보만 더하면 하루에 만보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중에 가까운 데로 발령 나면 정말 내 몸은 어떻게 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먹는 것으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고자 맛있는 것에 대한 식탐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자제력이 없는 사람인지 아니면 먹는 낙을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삶에 낙이 없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먹는 것에 대한 욕망이 큰 건지 잘 모르겠다.


행복한 삶을 위해 아리송한 마음을 부여잡고 이리저리 애쓰느니 인풋과 아웃풋이 비교적 확실한 몸에 투자하는 게 빠를지도 모르겠다. 정신을 두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재미있는데 몸을 위해 운동을 하거나 무엇을 하는 것은 재미도 의욕도 없다. 운동은 그렇다 쳐도 건강에 좋은 음식을 적당량 섭취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살을 빼고 싶은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식단 일지를 써야 하나... 내일부터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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