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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써니 Nov 09. 2023

글쓰기로 행복 UP!


최근에 어느 블로그에서 인상 깊은 글을 봤다. 몸이 성장하는 것을 마음이 바쳐주지 못해 방황하는 시기가 사춘기라면 몸이 늙기 시작하는 것을 마음이 받아들이지 못해 힘든 시기가 사십 대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시기의 혼란 우울 등의 부정적 에너지를 잘 활용하면 아니 방향만 조금 틀어도 나를 발전시키고 새로운 인생을 살수 있는 긍정적 에너지가 된다고 한다. 즉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려면 알을 깨야 하는 고통이 있다는 의미인 것 같다. 


 나의 사십 대의 혼란이 그 즈음 글쓰기를 시작한 동기인 것 같다. 나의 마음을 감당 못해서 어떻게라도 읽어보려고 하는 시도 같은 것이랄까. 마음이 흐르는 데로 글을 쓰다 보면 어떻게 결론 날지 나도 모르지만 마치고 나면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글쓰기는 내가 몰랐던 나를 이해하는 기회가 된다. 또한 정화작용이 있어서 나의 여러 모습 중 비교적 좋은 모습이 끌어올려지고 문장으로 표현된 후 마음에 새겨져 긍정성이 강화된다. 


 운이 좋아 출판사의 출간 제의로 직업 관련 에세이를 쓰기 되었는데 이십 년 가까이 근무한 세월을 더듬어 보고 의미를 부여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책을 쓰면서 고민되었던 것은 어느 정도 솔직할 수 있냐는 점이다. 나에 관해서라면 솔직한 편인데 나의 이야기 안에 직장동료 이야기, 도서관의 구조적인 문제점, 이용자의 사생활 등이 줄줄이 엮여있는지라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조직에 누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두려워 자기 검열을 하게 되면서 어떤 선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는 것이 힘들었다. 솔직히 적나라하게 쓴다면 베스트셀러는 자신이 있는데..ㅎㅎ 원래 그런 부분이 더 재미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아이가 중학교 입학과 더불어 목동으로 이사하게 되었고 학군지에 와서 느꼈던 마음들에 대해한 ‘4차원 엄마의 목동 적응기’라는 주제로 브런치에 글을 실었는데 조회 수가 많았지만 아이의 사생활을 노출시키는 게 아닌 것 같아서 포기했다. 내년에 아이가 고등학교 입학한다. 그동안 겪었던 일을 적나라하게 쓴다면 그것도 베스트셀러 자신 있는데...


글쓰기를 취미라고 생각하고 이것으로 약간의 용돈이라도 벌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최근 퇴직자를 위한 모임을 하면서 느낀 점은 재정적인 문제가 해결된다고 퇴직준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보람을 느끼면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하다. 글쓰기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 좋을 것 같다. 


단지 글을 쓰다 보면 책을 내고 싶고 책을 내다보면 돈도 벌고 싶은데 내가 생각하기에 에세이는 나를 얼마나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있느냐가 키포인트인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나중에라도 용기가 생길 때를 대비해 용기와 더불어 어느 정도 글력 또한 필요하므로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즐기면서 실력을 키워놔야겠다.


무엇보다도 글을 쓰면서 가장 좋은 점은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십 대에 꾸준히 글을 쓰면서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조금 줄었다. 나의 흰머리도 주름도 예전보다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어제 딸이랑 밤에 너구리를 끓여먹으면서 너무 맛있다고 둘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다 먹고 딸이 내 앞에서 춤을 추었고 나도 화답으로 함께 춤을 추며 정말 진정한 행복을 느꼈다. 우리의 행복은 뱃살의 두께와 비례한다면서... 이런 행복만 있다면 주름인들 뱃살인 들 어쩌랴~~ 내가 가장 귀하게 여기는 행복이다. 그리고 이런 소소한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만들어준 것이 바로 글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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