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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써니 Jun 10. 2024

불만은 무엇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일까?

이유없이 무기력한 나

요즘 귀차니즘의 최고봉이다. 

설마 우울증은 아니겠지?

뭐가 문제일까?

요즘 크게 스트레스도 없고 여유 시간도 많고 좋은데...


집에 가면 아무것도 하기 싫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내 어제의 일상을 그려보면 밥, 빨래 등 집안 일과 아이 챙기기 등등하는 게 많긴 했다.

누워서 시체놀이도 많이 하고 가벼운 에세이도 읽었다


무엇보다 토요일 근무하면서 너무 힘들었고 목이 아팠고 몸살 기운도 있었단 말이지.

아참 아픈 몸 때문에 오전에 요가원 예약한 것을 취소했지만 오전에 유튜브 '에일린 요가'를 무려 한 시간이나 땀을 뻘뻘 흘리면서 했단 밀이지.


오늘 아침에 만사 귀찮고 주말에 누워만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써보니 그것도 아니었구나~  뭐 나름 열심히 살았네. 

그럼 뭐가 문제지? 

요즘 사람들과의 교류가 너무 없어서   그런가?


아무리 생각해도 I 같은데 MBTI 수업에서 한 정밀 겸사 결과 E라고 한다.

이번 주라도 약속을 잡을 수도 있지만.... 막상 나가려면 귀찮고 몸이 피곤하고 혼자 있는 게 너~무 좋다. 

혼자 있으면 시간 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한 시간 한 시간이 소중하다. 


최근 인근 고등학교에서 하는  MBTI 관련 학부모 무료강좌(총 6회)를 신청했는데 두 번 가고 안 가고 있다. 

수업은 재미있다. 

수업 시작 전까지 한 시간 정도 텀이 있는데 시간 때우기도 애매하고 무엇보다 일을 마치면 너무 피곤하다. 

한 시간 동안 헤매느니 집에 가서 쉬고 싶다. 


바로 시작하는 강좌였으면 열심히 다녔을 것 같기는 하다.

오늘 강좌 있는 날인데..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아마도 안 갈 듯)


요가도 회사 바로 앞이라 점심시간에 점심을 포기하고 일주일에 한, 두 번 가고 주로 쉬는 날 위주로 해서 일주일에 두세 번  겨우 다니고 있다. 

나는 주말에 근무하고 주중에 쉬는 경우가 많은데 주중에 요일을 정해서 쉬는 게 아니고 동료 쉬는 날이나 도서관 행사 등 업무에 따라 매번 요일이 바뀌니 낮에 하는 정기적인 곳에는 다니기 어렵다. 

그나마 요가는  하루 종일 클래스가 열리고 아무 시간이나 예약했다나 2시간 전에만 취소하면 되니 시간과 거리의 편의성 때문에 다니게 되었다.


직장과 집이 가까운 환경으로 요가도 다닐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지, 예전처럼 먼 곳으로 다니면 어림도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어쩌면 정말 감사한 상황인데... 

작년까지 힘든  출퇴근 길은 다 잊어버리고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나 간사하다.

아니면 간사함이라기보다는 마음은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몸이 안 따라주는 괴리감에서 오는 우울인가?


아이를 바라본다. 

내가 보기엔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자신은 부족하다고 한다.  어제도 하루 종일 집에서 공부와 사투를 벌이는 딸을 보면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이가 한없이 안쓰러웠는데 확실한 목표가 있고 매진하고 있으니 나름대로 재미도 있을 거라 추측해 보며 안쓰러운 마음을 다독여 본다.


주말에 집에서 공부하는 아이를 두고 잠깐은 몰라도 하루 종일 나다니기가 좀 그렇다.

그렇다고 아이 돌봄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주말에 근무하고 대신 내일 쉬는데 아무 계획도 없다.

이렇게 평일에 하루 종일 아이가 없어도 특별한 일을 벌이지 않는다.

게다가 월 수 금은 아이가 학교에서 석식을 먹고 학원을 갔다가 10시 넘어서 온다. 

그러면 저녁에 뭘 배워도 되지 않나? 그게 정말 쉽지 않다.


지금 먹는 것도 조절 못해서 겨우 조금 뺐다가 어제 막걸리와 전을 퍼먹고 다시 원상 복귀했다.

이 모든 것은 시간 부족이 아니라 나의 의지 부족일까?


아니면... 나의 과한 욕심 때문일까?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하는데 이것저것 다 쥐고 싶은 마음... 

내가 가진 것들을  소중하게 다시 발견할 수 있는 지혜의 부재 아닐까?


생각해 보면 당장 작은 일 하나만 생겨도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일상이 아닌가?

아무 일도 없는 지루한 듯한 하루는 정말 감사하고 소중하기는 하다.


지루하다면서 그 동력으로 이렇게 불만 글도 쓰고 하는 것을 보니 뭔가에 대한 불만은 무엇을 할 수 있는 동력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인간에겐 한없는 만족이란 없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진짜 아무것도 안 하게 되니 오히려 큰일 일듯.

그래서 신은 인간의 유전자에 불만과 불안의 씨앗을 심어 놓으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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