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예전에 블로그에서 가족이 갑작스러운 사고와 놀란 마음을 블로그에 적은 글을 본 적이 있다.
'저렇게 힘든 상황에서 글을 쓸 정신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잠시 품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분이 글을 통해 자신을 붙들고 있었음을..
요즘 꾸준히 글을 쓰면서 내가 글쓰기를 든든한 친구처럼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마음이 답답하여 누군가에 내 마음을 말하고 싶을 때 아무 때나 원하는 만큼 쏟아낼 수 있다.
무엇이라고 정의하기 힘든 마음이 들 때 목적 없이 하얀 화면에 마음 내키는 대로 쓰다 보면 나의 심리상태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 마음이 정리되고 전략을 짤 수 있다.
나는 글을 통해 스스로 위로하고 용기를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글쓰기가 돈도 안되는데 뭐 하러 그리 열심히 하냐고 하지만 나는 글쓰기라는 든든한 친구를 얻었다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나를 살게 하는 것으로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글을 쓰는 행위가 든든한 친구 같은 이유는 공개적인 글쓰기다 보니 누군가가 읽어주고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준다는 것이다.
나의 부족한 글을 단 한 사람이도 읽어준다는 것은 내가 계속 글쓰기를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다.
'공감'을 눌러주시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나의 이야기를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만 주는 것으로도 충분한 것처럼 말이다.
최근에 겪은 힘든 일도 글을 통해 의지하고 극복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정한 몇 분의 위로와 격려의 댓글은 눈물이 날 뻔할 정도로 마음이 따뜻해졌다.
가끔은 내가 쓴 글을 보고 오히려 위로를 받으셨다 분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하늘을 날아갈 것처럼 기쁘다.
'사서, 고생'이라는 책을 내고 가장 보람 있었을 때는 한 분의 장문의 메일을 받았을 때다.
자녀 책을 빌리려고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내 책을 추억을 소환하며 재미있게 읽었고 덕분에 다시 책 읽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책날개에 있는 메일 주소를 기억하셨다가 시간을 내서서 장문의 이메일을 써주실 정도로 그분에게 나의 책이 인상 깊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다.
내 책을 통해 한 분이라도 그런 감정을 느끼게 했다는 것은 신기하고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그런 경험은 내 마음에 영원히 각인 되어 가끔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 붙들어 주는 힘이 되기도 한다.
악성 민원인 때문에 흔들리는 나를 보며 왜 나랑 상관없는 사람 때문에 힘들어해야 하나 나 자신과 그 민원인을 미워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마음이 별로 없다.
힘든 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발버둥 덕분에 어떤 것을 얻었고 한 뼘 성장했다.
글쓰기라는 버팀목과 내 글을 읽어주시는 소중한 분들 덕분이다.
너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