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글쓰기 특강'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서평 글쓰기 특강-생각 정리의 기술>를 읽고
‘서평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읽은 책을 기억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책을 좀 더 깊이 읽게 되고, 나의 생각과 더 가까이 마주하게 됩니다. 개인적인 독후감에 머무르지 않고 독자를 생각하는 서평으로 나아갈 때, 또 하나의 이유가 덧붙여집니다. 바로 소통입니다. 공을 들여 서평을 쓰는 이유는 내가 느낀 감동과 생각을 누군가와 나누기 위한 게 아닐까요.’ (p.6~7)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쓴다고 한다. 독서 후 글쓰기에는 여기에 한 가지 이유가 더 붙는다. 자신이 읽은 책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 뭔가를 써야 한다고 말이다. 쓰는 것과 쓰지 않는 것의 차이는 크니 단 한 줄이라도 감상을 써 보라고 권하는 분도 있다. 이 책의 서문을 읽다 보면 서평 쓰기의 세 번째 이유가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바로 ‘소통’이라는 문구다. 에세이를 통해 나를 위한 글쓰기를 하며 독후감에 더 익숙하다면 처음에는 이 문구가 그리 와닿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이미 나만의 글쓰기 습관이 배어 독후감이나 독서 에세이와 같은 형식에서 벗어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문득 나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나의 글을 나누고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난다면 어찌할 것인가. 방금 읽은 책을 타인에게 권하면서 좀 더 흥미롭고 조리 있게 말하고 싶지 않을까? 이때 서평이라는 양식에 맞추어 잠재적인 독자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도 좋은 나눔, 좋은 소통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에게 집중한 독후 감상 습관을 고치려면 할 수 없이 지금의 스타일과 이별 연습을 해야 한다. 항상은 무리라면 가끔씩이라도. 이럴 때 길잡이가 있다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서평 글쓰기 특강-생각 정리의 기술>(김민영, 황선애 공저, 북바이북 2015년 6월 2일)는 서평의 개요 짜기부터 초고 및 퇴고까지의 과정을 친절하고 꼼꼼하게 안내하는 인문학 글쓰기 안내서다. 자칫 정보성 책이라 지루하고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독자의 두려움을 예상한 듯 저자는 글쓰기 초보자의 마음을 헤아리며 경험과 예시를 통해 주제를 풀어나간다.
이 책은 ‘서평은 이렇게 써야 한다’와 같은 작법의 딱딱한 느낌이 아니라 독자라면 흔히 마주치는 어려움을 알아주는 내용에서 시작한다. 책을 읽으면 왜 남는 게 없는지, 왜 정리가 안 되고 변하지 않는지 등 여러 가지 문제 상황을 소제목으로 던지고 우리가 깨닫지 못한 문제와 원인을 되짚어 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다음에 독후감 쓰기가 왜 어려운지, 서평 쓰기와 어떻게 다른지 혹은 서평의 의미와 중요한 조건을 설명하며 실제 사례를 함께 읽어가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론과 실천을 적절히 배치하고 후반부에는 여러 서평 전문가의 다양한 고견과 스타일을 담아 자신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가가 된다는 것은 연습의 연속이다.” 어떤 분야에 능숙해지기 위해선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일단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꾸준히 읽어야 하지 않을까요. 두 번째로 서평 쓰는 일을 생활의 일부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직한 소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말이지요.(P. 213)
하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풍부한 내용이 오히려 부담으로 느껴지는 독자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책을 좋아하고 주관적인 글쓰기에서 벗어나 좀 더 효과적이고 논리적인 서평 쓰기로 한 단계 발전하고 싶은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느 정도 형식에 맞추어야 하고 비평 및 퇴고의 연관성을 이해해야 하기에 청소년보다는 20대 이상의 성인 독자이면서 서평 쓰기를 배우려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서평 글쓰기 특강저자김민영출판북바이북발매201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