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ll>
* Title: <The Wall>(번역서: 장벽)
* Author: PETER SIS
* PRINTED IN: 2007
* Publisher: FRNACES FORTER BOOKS
피터 시스는 칼데콧 상을 두 번이나 받았고 그의 작품이 뉴욕 현대 미술관에 영구 소장되어 있을 정도로 국제적 명성을 떨쳤지만 그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당시 세계는 냉전시대를 겪고 있었고 그의 조국 체코슬로바키아는 양대 축의 하나였던 소련의 영향으로 공산주의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1948년). 1949년에 태어난 시스가 자라난 환경은 당연히 스탈린주의 강화와 탄압 속에서 자유와 예술적 표현이 억압될 수밖에 없었다. 비록 공산당 정권의 교육과 선전 속에서 자랐지만 시스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과 영화, 록 음악과 같은 서구 문화에 관심을 가지며 점점 자유를 갈망하게 된다.
제목 The Wall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말한다. 작가는 체코 출신인데 왜 독일의 사건을 모티프로 제목에 반영했을까. 그만큼 이 사건은 자유와 희망의 상징이 되었고 냉전의 종식과 동서 독일의 통합은 물론 유럽의 많은 국가에 자유와 개방의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기폭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체코 또한 이후에 ‘벨벳 혁명
을 통해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졌다. 이 책은 이 일련의 역사를 축으로 작가가 경험한 사건과 어린 시절, 그의 꿈을 펼치기까지의 예술의 의미를 다룬다.
역사와 개인사를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듯 푸는 방식에 더한 설명의 글밥이 꽤 많다. 역사에 큰 관심이 없거나 글이 많은 것에 부담을 느끼는 독자라면 깨알같이 박혀 있는 내용을 다 파악하기가 다소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반영된 풍부한 구성 방식과 세밀한 그림 스타일, 그래픽 노블 스타일의 만화 컷, 웅대한 크기의 포스터를 연상케 하는 세밀화, 실사진과 그의 스케치, 그림은 복잡한 보물지도나 미로처럼 매력이자 특징이 된다. 중간에 일기와 기록 형식으로 연도와 중요 사건을 역사와 개인사를 적절히 버무려 신문처럼 꾸민 부분은 사실성을 더하며 독자를 역사 속으로 빨아들인다.
흑백으로 묘사된 장소와 화려한 색감으로 가득한 그림은 서로 대비를 이루며 분위기, 체제, 생활과 심정을 효과적으로 드러내었었다. 자유가 억압받으며 감시와 복종 속에서 변질되어 가는 한 나라의 모습은 온통 검은색과 회색이 만연하지만 유일하게 작가의 그림과 체코의 과거 깃발만이 컬러 화면이 되어 시선을 집중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가 고백한 일기장의 내용을 읽노라면 우리가 들은 북한의 현실과 너무나 닮아 놀라면서도 안타까웠다. 잘못된 이념과 강요가 인간을, 가족을, 모든 것을 비인간적으로 만든다는 사실에.
“We are told that if we see our parents doing wrong, we should report them.”
만일 부모님이 잘못 행동하기라도 하면 바로 신고하라고 배웠어요. (본문 중에서)
이 책은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서술에 그치지 않는다. 예술은 결코 억압하거나 강요하는 곳에서 피어날 수 없음을 전하기 위해 작가는 그의 상상력을 동원한 그림과 메시지로 대미를 장식한다. 역사가 늘 호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가 겪은 행운과 행복을 담은 한 마디가 인상적이다. “Sometiems dreams come true."(from the text)
The Wall: Growing Up Behind the Iron Curtain (Caldecott Honor Book) 저자 Peter Sis출판 Farrar Straus & Giroux발매 2007.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