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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윽 Aug 27. 2022

시누이(J)와 올케(P)의 시간 활용

MBTI에 따른 분석 시간에 관한 생각

나의 여동생이 오랜만에 멀리서 우리 집에 놀러 온다고 했다.

조카가 얼마나 컸는지 볼 겸 콧구멍에 바람을 넣고자 온다고 한다.


와이프가 동생의 방문 소식에 설레어한다.

나의 동생과 와이프는 각별하진 않지만 그래도 서로를 이해하며 친하게 지낸다.

시누와 올케의 관계이지만 비슷한 나이에 이야기도 통하고 출산, 육아 등 관심사도 비슷해 서로 잘 맞는다.(남자인 내가 봤을 때 그렇게 보인다. 어떤 복잡 미묘한 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친하게 보인다. 그렇게 보고 싶은 건가..)


와이프는 여동생이 오면 어디를 갈지 시간대별로 계획하기 시작했다.

공항에 도착하면 8시. 아웃렛으로 이동하면 9시. 아이 옷 좀 살펴보고 커피와 베이글로 브런치 10시. ... 17시 집으로 복귀. 저녁은 치킨. 아기 재우기 21시. 어른들끼리 대화  진행 후 22시 이후 취침.


그렇다. 나의 와이프 MBTI는 ISFJ로 지독한 J성향이다. 계획대로 행동하고 이루어져야 직성이 풀린다.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내색하려 하지 않지만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우리는 공항에서 제시간에 만났다. 와이프는 활짝 웃으며 나의 동생을 맞이해주었다.

순조로웠다. 아웃렛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며 오늘의 일정을 와이프가 동생에게 설명한다. 여기까진 좋았다. 도착 후 동생이 갑자기 배가 엄청 고프다며 밥을 먹자고 한다. 응? 우리 아웃렛으로 가야 하는데..?


어? 그럴까? 그래...

와이프는 커피와 베이글을 계획했는데 느닷없이 눈앞에 보이는 식당으로 가자는 동생의 말에 생각지 못한 곳에서 즉흥적으로 밥을 먹었다.

아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의 동생의 MBTI에는 P가 있다. 즉흥적이고 계획이 없다. 좋게 말하면 열려있고 융통성 있게 대처하지만 안 좋게 말하면 계획 없이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 계획하고 행동하는 J의 와이프와, 행동하고 계획하는 P의 나의 동생이 만나버렸다. 동생의 행동에 계획이 틀어짐을 느낀 와이프는 조금씩 스트레스를 받고 불편해 보였다.(사실 이 둘 사이에서 내가 제일 스트레스라는 건 누가 알아줄까)


밥 먹으며 와이프가 동생에게 말한다.

- 계획 다 짜 놨으니 오늘 엄청 재밌겠다.(= 잘 따라와라.)

나의 동생도 대답한다.

- 그럼요. 네네.(=응 안 가.)


이 둘을 보며 MBTI 식으로 J와 P가 생각하는 '시간'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먼저 차이점이다.

J는 시간 속에 있고 싶어 한다. 계획하고 정리한 대로 움직여야 편안함을 느끼고 시간을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유형인 것 같았다. 와이프는 매주 발레 학원에 꼬박꼬박 시간을 지켜서 잘 나간다. 약속된 그 시간 속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J처럼 살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하루가 꽉 차있고 알차다. 뿌듯하다.


하지만 P는 시간을 이기고 싶어 한다. 내가 하고 싶을 때, 내 마음이 동할 때 내가 주도적으로 내 시간을 쓰고 있다고 느껴질 때 시간을 통제한다고 생각하는 유형 같았다. 나의 동생 같은 경우엔 PT 시간 약속을 잡는 것도 싫어해서 PT등록을 하지 않는다.(그렇다고 한다.) 내가 운동을 하고 싶을 때 하는 게 편하지 굳이 운동 시간을 정해놓고 운동하지 않는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내 맘에 내킬 때 운동을 한다. P처럼 살면 여유가 생긴다. 한 숨 돌릴 때도 있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다. 


공통점은 이들 모두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다. J는 계획대로 맞추어 살아가며 시간을 아껴 쓴다는 뿌듯함과 주도성을 챙겨갈 수 있다. P 또한 시간을 자기가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주도적인 삶과 여유를 챙길 수 있다.


J처럼 살든 P처럼 살든 내가 시간을 조정하며 살아간다는 행복감을 누구나 가질 수 있다. 


J와 P의 시간 활용을 생각하다 보니 1박 2일간의 짧은 만남이 지나갔다. 와이프의 계획과는 조금의 시간차는 있었지만 어쨌든 와이프가 계획한 것들은 다 수행하였다. 동생의 협조가 주요했다.(고맙다. 동생아. 스트레스 참은 와이프도 고마워.) 아무튼 다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려 한다. J와 P 유형의 두 여자 사이에서 고생한 나에게도 큰 박수를.



테오프라스토스의 명언으로 오늘의 글을 마치려 한다.

시간은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값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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